시몬스 매장 전경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제품 사양은 업그레이드, 가격은 동결?”
일반적인 기업 판매 전략과 맞지 않는 얘기다. 사양이 올라가면 당연히 가격도 올라간다. 심지어 동일 사양 제품이더라도 가격은 인상된다.
“라면 1개에 2000원”인 시대. ‘내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게 더는 농담이 아닌, 살인적 고물가와 불황이다.
이 와중에 올 한 해 제품 가격 동결을 강행하는 침대 브랜드가 있다. 심지어 일부 제품은 한층 사양을 높여 재출시했지만, 이 역시도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바로 침대업계 1위 브랜드, 시몬스다.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 소비자와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가격 동결을 결정했다는 게 시몬스 측의 설명이다. 소비자와의 공감과 신뢰에 무게를 두는 경영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시몬스에 따르면, 고물가와 원가 부담 가중에도 불구하고 시몬스는 올 한 해 가격 동결을 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가격인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나, 소비자가 직접 체감하는 식품, 가구, 가전 등의 분야일수록 고물가는 바로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비상경제점검TF(태스크포스) 회의에서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냐”며 “물가 문제가 국민한테 너무 큰 고통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그만큼 최근 소비자가 체감하는 생활 속 고물가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시몬스가 가격 동결을 강행하기로 한 건, 이 같은 고물가 고통을 기업도 분담하겠다는 차원에서다. 기존 제품의 가격 동결은 물론, 사양을 향상시킨 신제품도 가격을 동결한다.
시몬스 ‘뷰티레스트 마르코니(Marconi)’ 신제품.[시몬스 제공]
최근 새롭게 선보인 ‘뷰티레스트 마르코니’가 그 예다. 플러쉬 필로우탑과 BD 폼을 추가하는 등 기존 제품보다 사양을 향상시켰다. 그럼에도 가격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했다.
시몬스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환율 불안정, 물류비 상승 등의 여러 악조건에 접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소비자와의 고통 분담을 선택하며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시몬스는 작년 7월 티몬·위메프 사태 당시에도 소비자 피해 구제에 적극 나선 바 있다. 제대로 정산받지 않은 금액이 14억원에 달했지만, 제품 구매 소비자를 감안, 손해를 감수하며 선제적으로 제품 배송을 마무리했었다.
[방재시험연구원 실험 영상 캡쳐]
작년 1월엔 시몬스가 오랜 기간 연구 개발 끝에 얻어낸 난연 매트리스 제조공법 특허를 공개하기도 했다. 난연 매트리스는 화재가 나더라도 잘 타지 않고 오히려 진화에 도움을 주는 매트리스다. 시몬스는 난연 매트리스 확산이 공익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특허를 공개하기로 결정했었다.
최근엔 ‘뷰티레스트1925 프로젝트’의 누적 기부금을 통해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센터 리모델링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이는 ‘뷰티레스트1925’ 매트리스를 판매할 때마다 소비자 가격 5%를 기금으로 누적하는 방식이었다.
제품구매를 통해 소비자와 기업이 함께 기부에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주목받았고, 6억원에 이르는 기부금이 모였다. 해당 기부금은 삼성서울병원에 전달됐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불황 장기화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 가격동결은 영리를 추구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참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사회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는 개념 회사로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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