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NHN링크 제공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한국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9일 오전(한국시각) 열린 제78회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토니상 시상식에서 극본상과 음악상, 무대디자인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한국에서 초연된 창작 뮤지컬이 공연예술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을 받은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의 한국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난 2016년 초연한 후 다섯 번째 시즌까지 선보였다. 작품은 지난해 11월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개막한 뒤 제89회 ‘뉴욕 드라마 비평가 협회상’, 제91회 미국 ‘드라마 리그 어워즈’등 여러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공연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 수상이 일찌감치 점쳐졌다.
이처럼 K-팝과 K-무비, K-드라마에 이어 K-뮤지컬이 전 세계의 인정을 받는 현시점에서 최근 국내 연극·뮤지컬계는 일부 배우들의 잇따른 사생활 논란이 찬물을 끼얹었다. 여자친구 폭행 의혹부터 불륜설까지 배우의 도덕성 논란이 이어지며, 작품과 업계에 큰 민폐를 끼쳤다.
지난달 24일 뮤지컬 배우 전호준의 전 연인 A씨는 SNS에 그가 결혼을 빙자해 돈을 갈취하고 성병을 옮겼으며, 폭행을 가했다는 폭로글을 올렸다. 전씨는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했으나 A씨는 “저와 겹쳐서 만났던 여성 6명에게 연락이 왔다”는 충격적인 폭로를 이어갔고, 전씨는 결국 출연 예정이던 연극 ‘더 투나잇 쇼’에서 자진 하차했다.
그런가 하면, 결혼을 앞둔 뮤지컬 배우 박준휘가 동료 배우 우진영과 불륜 의혹에 휘말리면서 두 사람이 함께 출연 중이던 작품 ‘베어 더 뮤지컬’에서 동시 하차했다. 박준휘는 공연 중이던 또 다른 작품 ‘니진스키’에서도 하차했다.
이는 SNS에 퍼진 사생활 사진 유출 논란의 여파다. 5일 박준휘 SNS에 속옷 차림의 박 씨와 고개를 숙인 우 씨가 담긴 사진, 박준휘 이름이 새겨진 청첩장, 박 씨와 우 씨가 대화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등이 공개됐다. 누리꾼들은 박준휘가 결혼을 앞두고 바람을 피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다.
물론 이들 논란은 사생활의 영역이지만, 문화 예술인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대한민국 사회 정서상 비난을 피해갈 수 없었다. K-콘텐츠 신드롬을 이끌어가는 주역으로서 자신의 행동이 작품 관계자와 동료 배우에게 민폐를 끼치고, 업계에 ‘문란하다’는 선입견을 주지 않을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때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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