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에이엠매니지먼트 대표 인터뷰
美 친가상자산 정책, 국내 법인계좌 허용속 기회 모색
가상자산 투자 경험에 퀀트 기법, 인공지능 기술 더해
API만 연결하면 개인정보 노출 없어 해외 기관 호평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2028년까지 3조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올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가상자산 정책과 함께 국내에서도 법인계좌 단계적 허용, 새 정부 출범에 따라 가상자산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최근 강남의 에이엠매니지먼트 사옥에서 만난 김호중 대표는 이러한 흐름에 주목하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루나, FTX 사태와 하루, 델리오 파산 이슈를 거치면서 국내 업체들이 사라지거나 한국시장을 떠났는데 힘든 시기를 버텨왔더니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는 것 같다”며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등 기존 제도권 은행, 투자기관과 협력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기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호중 에이엠매니지먼트 대표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에이엠매니지먼트)
에이엠매니지먼트는 LG전자 출신의 김 대표가 지난 2021년 창업한 기업으로 퀀트(수학, 통계 등을 활용한 투자기법) 솔루션 기반 블록체인·자산관리 분야 솔루션을 제공한다. 가상자산 투자 경험과 퀀트, 비트코인 유입량, 체결강도 등 각종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결합한 솔루션으로 투자자들의 자산 수익을 극대화한다.
일반적인 퀀트 개발은 수학, 금융공학을 전공한 석·박사가 알고리즘을 만드는 형태로 이뤄진다. 에이엠매니지먼트는 여기에 운용 역량이 검증된 인재들이 합류해 변동성이 크고 좀 더 위험부담이 있는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회사가 개발한 기관 자산 컨설팅 플랫폼 ‘네비’는 시장의 과도한 하락이나 과열 구간을 포착해 자동으로 매수·매도 신호를 실행하는 구조화된 트레이딩 솔루션을 제공한다.
가령 트럼프 관세 이슈로 나스닥과 함께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했지만, 이슈가 해소되면서 반등한 사례처럼 ‘네비’는 외부 변수에 따른 가격 왜곡 구간에서 진입하고 회복 국면에서는 수익 실현을 도모하는 전략을 수행한다.
김호중 대표는 “급등과 급락 시 자동으로 매수·매도하는 체계를 갖춰 종일 거래가 없을 때도 있지만, 하루 20회 이상 수익을 실현할 때도 있다”며 “고객들의 연평균 수익률은 3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엠매니지먼트 직원들이 근무하는 모습.(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주목할 만한 부분은 고객의 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만 연결해 투자한다는 점에 있다. 국내외에서 수탁형 고객 자산 운용 회사들은 있지만 비수탁형 운용 방식은 에이엠매니지먼트가 유일하다. 이 방식은 보안이나 고객 개인정보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에이엠매니지먼트는 현재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선두주자인 바이낸스, OKX, 바이빗 거래소를 주로 이용하고, 가상자산은 시가총액 상위 가상자산(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위주로 한다. 고객의 부계정(서브 어카운트)과 API를 연동해 고객이 부계정에 연동한 자금만 관리한다.
이 같은 방식이 안정성도 더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고객 부계정에 API만 연결해주면 되는데다 계정당 서버로 솔루션을 제공하기 때문에 거래소가 간헐적으로 끊기거나 거래소가 해킹을 당해 망하지 않는 이상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특징으로 고객 80%는 기관이다. 일본의 JCAM을 비롯해 해외 고액 자산가나 기관이 대부분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관리금액은 15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아직까지 대부분 해외 거래처이다. 아랍에미리트에 지사를 설립하고, UAE의 가상자산 사업자인 바라를 취득해 관련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새 정부가 들어서고 법인계좌 단계적 허용에 따라 시장 진출 기회를 타진하고 있다. 그는 “기존 금융권에서 쓰는 로보어드바이저에 플랫폼을 적용해 전통적인 금융권뿐만 아니라 다가올 가상자산 시대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민구 (scienc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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