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로부터 '마스터권' 사들여
[이현파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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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터권을 되찾은 자신의 음반을 손에 들고 있는 테일러 스위프트 |
ⓒ Taylor Swift |
미국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신의 음악을 되찾았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지난 5월 30일(현지 시각), 자신의 공식 사이트를 통해 "내가 만든 모든 음악이 이제 내 것이 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내가 만든 모든 음악이 이제 내 것이 됐다"고 밝히는 한편, "내 인생을 바쳐 만든 예술과 다시 재회할 수 있도록 도와준 팬들에게 감사한다"는 인사 역시 전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사모펀드 샴록 캐피털(Shamrock Capital)로부터 직접 1집(Taylor Swift)부터 6집(Reputation)까지의 마스터권을 구매했다. 정확한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항간에 떠도는 소문으론 한화로 5천억 원 이상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테일러 스위프트는 자신이 만든 음악에 대한 모든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마스터권(master rights)이란 저작인접권의 일부로 악보 상태의 곡을 녹음해 음반, 음원으로 만든 것에 대해 제작자가 갖는 권리를 의미한다. 녹음된 음원의 상업적 이용이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권리 역시 마스터권에 포함되어 있다. 뮤직비디오와 콘서트 영상 등의 저작물, 디지털 아트, 앨범 커버 이미지 역시 여기에 모두 포함된다.테일러 스위프트는 자신의 모든 노래를 직접 작사 작곡 했기 때문에 '저작권자'에 해당된다. 그러나 저작권자인 테일러 스위프트 역시 마스터권 보유자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노래를 공연에서 부를 수 없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신인 시절 첫 소속사인 빅머신 레코드와 계약하면서, 해당 앨범의 마스터권을 빅머신 레코드 측이 갖는 내용에 합의했다. 그리고 빅머신 레코드와의 계약 만료를 앞둔 2018년, 마스터권 확보를 위해 협상했지만 결렬되었다. 그리고 2019년 6월, 빅머신 레코드에서 발표한 앨범들의 마스터권은 빅머신레코드가 제작자 스쿠터 브라운이 이끌고 있는 이타카홀딩스에 인수되면서 함께 넘어갔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자신과의 상의 없이 마스터권이 양도된 것에 분노했다.
스위프트는 "스쿠터 브라운은 내가 만든 평생의 작품을 훔쳐 갔고, 살 기회도 주지 않았다. 나의 음악적 유산은 그것을 해체하려는 누군가의 손에 쥐어지고 말았다."며 분노를 표했다. 이후 스쿠터 브라운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초기 음반 마스터권을 샴록 캐피털에 매각했다. 스쿠터 브라운은 이 분쟁과 별개로 온라인 상에서 다른 아티스트들과 함께 테일러 스위프트를 조롱하는 데에 가담하는 등, 스위프트와 오랜 악연을 갖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마스터권 분쟁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 1989 > 등 자신의 초기 앨범을 현재의 목소리로 새로 녹음한 '테일러스 버전(Taylor's Version)을 내놓았다. 과거의 노래를 재녹음한 것이지만, 이 네 장의 앨범은 모두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석권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팬덤 '스위프티'의 충성도가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모든 마스터권을 되찾았지만, 이와 별개로 테일러 스위프트는 당초 발표할 예정이었던 < Reputaion >의 '테일러스 버전'을 그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스위프트는 자신의 권리를 되찾는 것은 물론, 아티스트의 권리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1989년에 태어난 테일러 스위프트는 21세기를 상징하는 '팝의 황제'다. 컨트리 아티스트로 음악 커리어를 시작한 그녀는 컨트리 장르를 넘어 팝 역사상 가장 거대한 슈퍼스타로 거듭났다. 스위프트의 월드 투어 'The Eras Tour'는 콜드플레이와 엘튼 존 등을 제치고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둔 월드 투어(149회 20억 7,761만 8,725달러)로 기록되었다. 이외에도 역사상 가장 많은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4회)'을 수상한 아티스트, 역사상 가장 많은 곡을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시킨 여성 가수, 연예인으로서는 최초로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단독 선정된 인물, 등 팝 역사에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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