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조코비치 꺾은 시너, 디펜딩 챔피언 알카라스와 격돌...여자부는 세계 1위와 미국 스타의 재대결명승부를 펼친 조코비치와 시너(사진=프랑스오픈 SNS)
[스포츠춘추]
올해 프랑스오픈 결승은 테니스계의 완전한 세대교체를 확인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남자부에서는 신세대 듀오 야닉 시너(23·세계 1위)와 카를로스 알카라스(22·세계 2위)가, 여자부에서는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27)와 코코 가우프(21)가 각각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6월 7일(한국시간)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세계 1위 시너는 노박 조코비치(38)를 3세트 완승(6-4, 7-5, 7-6(3))으로 꺾었다. 디펜딩 챔피언인 알카라스는 로렌초 무세티(23)가 부상으로 기권하면서 4-6, 7-6(3), 6-0, 2-0으로 승리를 따냈다.
가장 주목받은 경기는 시너와 조코비치의 대결이었다. 25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노리는 38세 조코비치는 이날 거의 완벽에 가까운 테니스를 펼쳤지만, 세계 1위 시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조코비치는 경기 내내 환상적인 수비와 공격을 보여주며 1만5000명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특히 2세트 초반 코트 전체를 누비며 펼친 랠리 후 백핸드 발리로 포인트를 따냈을 때는 관중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조코비치는 양팔을 휘저으며 관중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엔 시너가 한 수 위였다. 시너는 조코비치의 드롭샷을 따라잡았고, 코트 라인을 겨냥한 번개 같은 포핸드를 막아내며 역습을 가했다. 특히 3세트에서 조코비치가 세트포인트 3개를 잡았지만, 시너는 강력한 서브로 모두 막아냈다.
시너는 경기후 현지 인터뷰에서 "조코비치는 순간적으로 기어를 바꾸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찬사를 보냈다. 조코비치는 "이 경기장에서 이렇게 많은 응원을 받은 건 내 선수 생활에서 처음"이라며 관중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한편 알카라스는 쉽지 않은 경기를 치렀다. 1세트를 4-6으로 내준 알카라스는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7-3으로 승리하며 경기 흐름을 바꿨다. 3세트에서는 5-0으로 앞서가던 중 무세티가 다리 부상으로 의료진 치료를 받는 변수가 발생했고, 결국 무세티가 기권을 선언하며 승자가 됐다.
이날 경기는 논란 속에서 치러졌다. 프랑스오픈 주최 측이 비가 오지 않는 맑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필립 샤트리에 코트의 지붕을 닫았기 때문이다. 지붕이 닫히면서 코트가 습해졌고, 원래라면 클레이에서 튀어오를 알카라스의 공들이 표면에 달라붙어 무세티의 타격 존에 머물렀다. 이는 무세티가 예상보다 선전하고, 알카라스가 초반 고전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무세티는 "알카라스를 이기려면 아마도 내 커리어 최고의 경기를 펼쳐야 했을 것"이라며 "알카라스와 겨루는 건 테니스에서 가장 힘든 도전 중 하나"라고 겸손하게 말했다.시너와 알카라스의 결승이 성사됐다(사진=프랑스오픈 SNS)
이로써 남자부 결승은 현재 세계 테니스를 이끄는 두 신성의 대결이 성사됐다. 23세 시너와 22세 알카라스는 모든 면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력한 포핸드와 정확한 백핸드, 뛰어난 베이스라인 플레이로 다른 선수들을 한 단계 위에서 압도하고 있다.
알카라스는 작년 이 대회 우승자로 타이틀 방어를 노리고 있다. 시너는 클레이 코트에서 조코비치를 처음 꺾으며 자신감을 얻었다. 두 선수는 앞서 올해 호주오픈에서 맞붙어 시너가 승리한 바 있다. 9일 결승전에서는 누가 현재 남자 테니스의 정점에 서 있는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사발렌카와 가우프의 결승이 성사됐다(사진=프랑스오픈 SNS)
여자부 결승에서는 세계 1위 사발렌카와 세계 2위 가우프가 맞붙는다. 사발렌카는 7일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를 꺾고 3년간 이어진 시비옹테크의 롤랑가로스 독주를 끝냈다. 가우프는 개최국 프랑스 출신 로이스 보이송을 스트레이트로 제압했다.
가우프는 최근 마드리드 오픈에서 사발렌카에게 패한 후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결승 상대를 극찬한 바 있다. 사발렌카 역시 "가우프를 상대로 타이틀을 얻으려면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두 선수는 2023년 US오픈 결승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사발렌카가 한 세트를 앞서고 가우프의 서브게임에서 15-40까지 앞섰지만, 가우프가 극적으로 뒤집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는 사발렌카가 설욕을 노리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가우프는 작년 2500만 달러(350억원)를 벌어들이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여자 운동선수가 됐다. 반면 사발렌카는 900만 달러(126억원)에 그쳤다. 사발렌카는 벨라루스 출신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최근 기존 에이전시 IMG를 떠나 브랜드 구축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여자부와 남자부 결승전은 모두 8일(한국시간)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다.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