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지영 기자
SK하이닉스의 이직률이 낮아졌다. 글로벌 HBM(고대역폭메모리) 1위 지위를 공고히 하며 기업 위상이 높아졌고, 이른바 '역대급 실적'으로 성과급 등 직원 보상이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3일 SK하이닉스가 최근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연도별 이직률은 2021년 3.8%에서 3년 연속 떨어져 지난해 1.3%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직률을 연령대별로 구분해 살펴보면 50세 이상(4.0%) 대비 30~49세(0.9%)와 30세 미만(1.7%)의 이직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SK하이닉스의 전체 직원(2024년 기준 4만100명) 중 약 70%가 30~49세(2만8400명)인데 이들의 이직률이 최저였다. 성별로 구분하면 여성(0.8%)의 이직률이 남성(1.6%)의 절반 수준이었다.
SK하이닉스는 이직률을 '자발적'과 '비자발적'으로 구분한 수치도 공개했다. 2021년 3.5%였던 자발적 이직률이 매년 하락해 지난해 0.9%를 기록했다. 비자발적 이직률은 최근 4년 동안 동일한 0.3%를 보였다.
업계는 국내 반도체 인재의 이탈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SK하이닉스 이직률이 떨어진 점에 주목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전문 인력 부족으로 미국·중국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높은 급여를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한국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가깝게는 작년 말 미국 마이크론이 임금 인상, 거주비 지원 등을 내걸고 국내 반도체 엔지니어 대상 채용을 진행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이직률 하락 이유로 높아진 기업 위상이 꼽힌다. 회사는 글로벌 AI(인공지능) 열풍으로 수요가 급증한 HBM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HBM을 포함한 전체 D램 시장에서도 올해 1분기 점유율 1위(트렌드포스 기준 36%)를 차지했다.
실적에 기반한 직원 성과급 증가도 또 다른 원인으로 거론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66조1930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직원들은 연간 실적에 따라 받는 PS(초과이익분배금) 1000%와 특별성과급 500% 등 총 1500%의 성과급과 함께 자사주 30주를 추가로 받았다.
SK하이닉스 내에선 유연근무와 가족 친화적인 기업 문화도 한몫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SK하이닉스는 의무 근로 시간(주 평균 40시간) 이상 근무한 직원에 월 1회 금요일 휴무를 제공하는 '해피 프라이데이' 제도를 운영 중이다. 다양한 가족 친화 행사를 개최하는 한편 임신·출산·육아를 단계별로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해 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구성원의 일과 삶에 대한 안정감을 높이고 저출산과 여성 인재 경력 단절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임신부터 육아까지 단계별 프로그램을 신설·확대해왔다"고 말했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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