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총장, 시리아 대통령 면담 후 공개…"몇달 내 사찰 완료 기대"
영변 원자로와 비슷한 시설이 주요 타깃…2007년 이스라엘 공습에 파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다마스쿠스 A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시리아 방문 중에 인터뷰하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2025.6.5 photo@yna.co.kr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신재우 기자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시리아 과도정부가 자국 옛 핵시설에 대한 IAEA 사찰관들의 접근을 즉각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IAEA가 사찰하려는 핵시설 중에는 시리아가 과거 북한의 도움을 받아 건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원자로도 있다.
그로시 총장은 이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과 만난 뒤 AP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시리아 과도정부가 국제 협력을 위해 세계에 문을 여는 데에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몇 달 내로 사찰이 완료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IAEA의 목표는 핵무기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과거 특정 활동들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AEA는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이 지난해 12월 축출된 이후 시리아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알아사드 정권하에서 시리아는 북한의 도움을 받아 동부 데이르에조르주에 건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공개 원자로를 포함해 광범위한 핵 프로그램을 비밀스럽게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IAEA는 해당 원자로가 전력 생산을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라면서 시리아가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해 핵무기를 개발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원자로는 중동의 핵보유국인 이스라엘이 2007년 공습을 감행해 파괴한 이후에야 존재가 드러났다.
이스라엘은 원자로 파괴 사실을 11년 만인 2018년에 공개하면서 그 시설이 핵무기 제조용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북한 영변 핵시설 단지와 거의 같았다고 주장했다.
시리아는 시설이 공격당한 후 부지를 파괴하고, IAEA의 관련 질의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변하지 않았다.
그로시 총장은 사찰단이 데이르에조르주 원자로뿐만 아니라 3개의 다른 핵시설도 다시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소형 중성자원 원자로'(MNSR) 등은 IAEA의 안전조치가 적용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실제로 관심을 가질만한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농축 우라늄이 어딘가 있을 수 있고 재사용되거나 밀수되거나 불법 거래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알샤라 대통령이 IAEA가 필요한 활동을 허락하는데 매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IAEA는 핵사찰 외에도 내전으로 심각하게 훼손된 시리아 의료에 방사선 치료 등 핵 관련 인프라를 재건하는 데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로시 총장은 또 "알샤라 대통령이 시리아의 향후 핵에너지 사업 추진에 관심을 표했다"면서 시리아는 대형 원자로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설치가 쉬운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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