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륙위, 1989년 톈안먼 사태 36주년 성명 발표
홍콩 행정장관 "국가 안보 위협하는 사람 누구든 조치" 경고
SCMP "촛불 행사 열렸던 빅토리아공원, 경찰 순찰 목격"
[홍콩=AP/뉴시스] 2021년 6월 4일 홍콩 경찰관들이 빅토리아 공원을 순찰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1989년 6월4일 톈안먼 사태 이후 매년 6월4일 빅토리아 공원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희생자를 추모하는 밤샘 촛불집회를 열어왔다. 2025.06.04.
[서울·베이징=뉴시스]구자룡 기자, 박정규 특파원 = 대만의 양안 관계 전담 부서인 대륙위원회는 6·4 톈안먼 사건 36주년을 하루 앞둔 3일 "중국 공산당이 사건의 진실을 직시하지 못하면 결코 역사적 오명을 벗을 수 없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륙위는 중국 당국에 기본 인권 보호, 민주 개혁 추진,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정의 구현 등을 촉구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대륙위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공산당이 내부적으로는 '전과정 인민 민주주의'를 달성했다고 주장하지만 세계 민주주의 지수 순위에서는 줄곧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이 국제적으로는 '인류운명공동체'를 홍보하지만 세계 어느 누구도 홍콩과 신장위구르 자치구 사람들처럼 박해를 받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대륙위는 주장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도 4일 톈안먼 사태와 관련한 언급을 내놨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이날 오후 민주진보당(민진당) 중앙상무위원회에서 "매년 6월 4일 대만 사회는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기념의 촛불을 밝히고 있다"며 "톈안먼 사건을 기념하는 것은 역사를 추모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존 리 홍콩 행정 장관은 3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사람은 누구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 장관은 수십 년 동안 매년 추모식이 열렸던 코즈웨이베이에서 4일 촛불을 켜거나 관련 구호가 적힌 옷을 입는 것이 합법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직접 답하지 않고 "모든 활동이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 장관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는 중대한 범죄임을 거듭 강조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톈안문 사태 관련 언급에 강하게 반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잘못된 발언은 역사적 사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중국의 정치 제도와 발전 경로를 고의로 공격해 중국의 내정에 심각하게 간섭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하고 이미 미국에 엄정한 교섭(중국이 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를 일컫는 표현)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1980년대 말에 발생한 그 '정치 풍파'(톈안문 사태에 대한 중국의 간접적 표현)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명확한 결론을 내렸다"며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는 역사와 인민의 선택이고 전체 중국 인민의 충심 어린 지지와 국제사회의 충분한 인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톈안먼 사태를 언급하면서 "중국 공산당은 사실을 검열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지만 세계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편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톈안먼 36주년을 하루 앞두고 상당수 경찰관들이 빅토리아 공원 근처를 순찰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곳에서는 매년 촛불 추모식이 열리고 톈안먼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다만 지난 3년은 연속으로 친중 단체들이 4일 전후 이곳을 푸드 카니발을 여는 장소로 사용했다고 SCMP는 전했다.
1989년 베이징 톈안먼 사태는 대학생들이 중심이 돼 민주주의를 요구하던 시위를 군부대를 투입해 진압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희생됐다. 사망자는 당국 공식 발표는 300여명이지만 수천 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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