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과제’ 긴급좌담
심판선거인데도 보수 - 진보 팽팽
진보, 이겼지만 안정적 주류 아냐
수십조 추경 힘받을 이재명 정부
집권 초기엔 좋은평가 받을 수도
박성민(왼쪽부터) 정치컨설팅 민 대표,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이 4일 오전 문화일보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호남 기자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
사회 = 허민 전임기자
6·3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누르고 21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번 대선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절반에는 육박하지만 과반 득표엔 실패한 이 대통령의 득표율이 갖는 함의는 무엇인가. 이재명 정부 국정 운영의 향배는 어떠할까. 보수는 과연 재기할 수 있을까. 문화일보는 4일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 등 3인의 전문가를 초청해 긴급 좌담회를 갖고 이런 의제들을 집중 토론했다. 좌담회는 허민 전임기자의 사회로 이날 오전 5시부터 6시 30분까지 본사 편집국에서 진행됐다.
△허민 전임기자 : 21대 대선 득표율이 이재명 49.42%, 김문수 41.15%, 이준석 8.34%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의 승리다. 최종 투표율은 79.4%로 1997년 15대 대선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번 대선 결과가 주는 함의는 뭔가.
△박성민 대표 : 비상계엄 순간 국민의힘이 이기기 어려운 선거가 됐다. 국민의힘 후보 선출 과정에서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들이 대선 후보가 됐더라면 명분이 있었을 것인데 그렇지 못했다. 처음부터 승부는 결정돼 있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더불어민주당에 압도적으로 우세한 상황 속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절묘하게 50%를 넘지 못했다는 건 오만하지 말라는 국민적 메시지로 보인다.
김문수 후보의 득표는 반이재명 결집에 따른 것이다. 이를 통해 이재명 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을 줬다. 이준석 후보도 최종적으로 8.34%를 얻었는데 의미가 있다. 막판에 10%를 넘길 수 있었지만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김 후보로 일부 옮겨가는 표가 있었다. 나머지는 탄핵에 찬성한 표이다. 따라서 이 후보가 완주했기 때문에 이재명 과반 득표를 저지했다고 봐야 한다. 김문수-이준석 후보 단일화가 일찍 됐다고 하면 이재명 후보가 55%까지도 치고 올라갔을 거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이 후보는 의미 있는 역할을 했고, 보수 재건의 한 축으로 링 안에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싸우겠다는 이미지를 남겼다.
△김형준 교수 : 대통령 선거는 통상적으로 미래를 생각하는 ‘전망적 투표’라고 한다. 반면 총선이나 지방선거는 회고적 투표다. 그런데 이미 대한민국 대선의 성격이 바뀐 게 아닌가 생각된다. 2017년 대선은 ‘박근혜 심판’이었고 2022년 대선은 ‘문재인 심판’, 이번엔 ‘윤석열 심판’이다. 대선이 전망적 선거에서 심판선거로 바뀌었다는 게 큰 함의다.
지난해 22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압승했고,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50%에 육박하는 득표를 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압승하면, ‘정당 재편성’을 향한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로 갈 수 있느냐 없느냐를 평가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득표율 50%를 넘기지 못했다. 김·이 후보 둘이 합치면 이 대통령보다 많이 나왔다는 게 중요하다. 이 대통령이 국회에 이어 집행권력까지 압도적 절대권력을 갖게 됐다고 하지만 그걸 마음대로 휘두를 수 없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가 중대선거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펼쳐질 것이다.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정당 재편성 여부다.
△박 대표 : 노무현·문재인 정권이 ‘주류 교체’를 내세웠는데, 이재명 정권이 들어서면서 내년 지방선거까지 갈 것도 없이 정치에서 이미 보수에서 진보로 주류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대, 22대 총선에서 이미 민주당의 압도적인 우승으로 국회를 지배하고 이번에 대통령도 됐기 때문에 그렇다. 현대 정치에서 보수가 만들어진 게 3당 합당 때다. 당시 대연정한 것이다. 200석을 훌쩍 넘기는 압도적 의석 때부터 ‘박근혜 탄핵’ 때까지는 민자당 대 반민자당, 새누리당 대 반새누리당이 기본 지형이 됐다. 진보는 늘 연합하거나 단일화하거나 이렇게 해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민주당 대 반민주당 구도가 됐다. 민주당은 단독 집권이 가능한 정당이 됐다. 한국에서 ‘민’자는 다 비주류를 상징했던 건데 지금은 주류가 됐고 오히려 보수가 소수파가 됐다.
△최병천 소장 : 최종 개표 결과를 보니까 수치 몇 가지가 재밌다. 이 대통령과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득표율을 합하고, 김문수·이준석 후보 것을 합하면 1%포인트 이내의 차이가 난다. 3년 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후보에게 이긴 게 0.73%인데, 이번에 범진보 대 범보수는 1%포인트 미만 격차라는 게 재밌는 관전 포인트다. 게다가 김·이 후보 것을 합치면 이 대통령을 0.1%포인트 차로 이긴다. 기본적으로 심판선거인데도 보·혁 구도의 팽팽함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 같다. 지금 범진보가 밀린다고 할 순 없지만 안정적 주류라고 보기도 어려운 듯하다. 세력 자체에서 박빙 우위다. 지난번 대선에서도 확인됐고 이번에도 확인됐다.
2017년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심상정 후보 것을 합하면 48%밖에 안 됐다. 이번에 투표율이 79%에 근접한 게 너무 놀라웠고, 보수 결집이 장난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김 후보의 인지도, 파워, 캠페인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중도 확장을 무시하다시피 했는데도 8%포인트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건 보수의 건재를 말해준다. 구도로 치면 보수와 진보의 팽팽함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한 것이다.
△허 전임 : 지금 세 분이 굉장히 중요한 담론을 건드린 것으로 본다. 김 교수는 중대선거로 가는 과정이라고 얘기하고, 박 대표는 진보 우위로 확실히 주류 교체가 됐다고 했다. 최 소장은 보수가 여전히 굳건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평했다.
△박 대표 : 최 소장의 의견에 약간의 반론을 하자면, 2017년에도 탄핵 궐위선거였다. 당시 문재인-심상정 진보 진영 합은 48%였지만, 안철수 득표 21%의 절반도 진보에 포함시켜야 했다. 안철수 후보는 탄핵에 찬성했고 호남을 베이스로 했기 때문에 진보로 분류됐다. 안 후보를 빼면 최소한 6 대 4 구도였다. 이준석도 본질적으로 탄핵에 찬성했다. 이준석 후보 지지를 끝까지 고수한 표는 비상계엄과 윤석열 반대, 탄핵 찬성표들이다. 따라서 이번 대선의 구도는 55 대 45 정도로 보인다. 최근 일련의 총선에서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100석 이상씩 가져가는 건 기본적인 지형 자체가 변했다고 봐야 한다.
△최 소장 : 그렇다 하더라도 주류가 교체된 걸로 볼 수 있느냐는 건 여전히 의문이다. 박 대표가 방금 말한 건 탄핵 찬반을 기준으로 한 거고, 내가 말한 건 민주당과 국민의힘 중 어디가 더 우위냐 하는 문제다.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우위인 건 맞지만 2017년에도 민주당이 받은 득표는 41%이고, 이번엔 49%이다. 계엄으로 인한 궐위선거라는 사건의 성격을 고려할 때 탄핵당한 정당 후보와 8%포인트밖에 차이를 못 낸 건 보수의 굳건함을 말해주는 것 아닐까. 김문수 후보가 맨파워도 떨어지고 캠페인도 둔탁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껴안은 채 갔는데도 그 정도 격차밖에 못 냈다는 점에서 진보가 압도적 우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박 대표 : 이번 대선의 본질은 이재명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다. 김문수 득표는 반이재명 연합 결과였던 것이다. 반이재명 연합이 아니면 격차는 더 컸을 거다. 이번 선거 결과는 보수가 동원할 수 있는 상징자본뿐 아니라 체력 자체가 이미 무너져 있다는 걸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 : 박 대표가 얘기한 주류 교체라는 표현을 정당재편성 이론으로 다시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 주류 교체가 정확히 이뤄지려면 정치적 균열을 완전히 재편해서 정당재편성까지 가져갈 수 있느냐 하는 점을 봐야 한다. 지금 균열의 재편이 이뤄졌나. 그렇지 않다. 주류 교체가 이뤄지는 중이라고 하더라도 아직 완전한 균열의 재편으로 나아가진 않았다. 그렇다면 여전히 보수 재편성에 대한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거다.
“이재명 넘은 김문수+이준석 득표율, 보수 재편 가능성 보여줬다”
△허 전임 : 이번엔 대선 전략의 문제를 보자. 특히 보수의 전략 실패에 대해 집중해 보는 게 좋겠다.
△박 대표 : 보수가 21대 총선에 이어 22대 총선에서도 연거푸 패하고 수도권에서 100석 이상을 내주고 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의해서 죽임을 당했다기보다는 보수 스스로 정치적 자살을 한 것이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2022년 지방선거 등 보수가 연거푸 승리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그 뒤에 선거연합을 해체하고 극우 세력에 공간을 열어주는 식으로 한 게 패착이다. 옛날엔 자유우파 결집이라는 건 선거전략에 있지도 않았다. 어떻게 레거시 미디어도 아닌 보수 유튜버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론이 대통령 주류이념이 되느냐. 극단적 결과의 끝이 비상계엄이고, 정치적 자살로 스스로 종말을 맞은 것이다.
△김 교수 : 보수의 전략 실패라고 보는 부분은 맞는다. 세 번의 변곡점이 있었다. 첫 번째는 한덕수로의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거칠고 투박한 일 처리다. 선거캠페인도 전략적 지도를 갖고 한 게 아니라 굉장히 충동적이고 우발적인 것만 갖고 했는데 이는 전략이 아니다. 두 번째는 툭 하면 윤 전 대통령이 메시지를 내놨다. 이는 민주당의 내란종식 프레임이 맞는다는 걸 확인해주는 것이다. 세 번째 변곡점은 끝까지 이준석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는 것만 강조하다 보니까, 유권자들은 ‘저 사람들은 단일화 아니면 전략이 없는 거구나’ 이렇게 생각한다. 조지 레이코프의 말대로, ‘프레임’ 안에서 놀게 된 거다.
△박 대표 : 국민의힘에 이번 선거는 어떤 선거일까. 나는 이재명의 당선을 막기보다도 친윤 기득권 유지를 위한 선거였다고 본다. 비상계엄 순간 선거는 이기기 어렵게 됐다. 그래도 싸워보려 했다면 비상계엄에 반대했던 사람 중에 대선 후보를 뽑았어야 했다. 한동훈·오세훈·안철수·유승민 같은 사람들이 있었다. 또 계엄과 탄핵에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자체 후보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본다면, ‘이재명 대 이준석’ 구도로 가져가기 위해 김문수를 포기하는 카드도 활용할 수 있었어야 했다.
△최 소장 : 이번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윤 전 대통령이 12·3계엄부터 6·3대선까지 6개월간 민주당 선거운동을 해줬다는 점이다. 윤 전 대통령이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었다. 그런데도 이 정도 격차면 엄청 근소한 격차다.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단절도, 중도확장도 하지 않고 부정선거 음모론도 여전히 주장하는데도 8%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자체가 기본적으로 구도가 살아있다는 것이다. 투표율이 79%까지 나온 건 보수의 저력을 보여주는 거다.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에서 세력 대 세력의 안정적 구도의 인물중심이 있을 수 있는데 오세훈·한동훈이 나왔다면 상당히 팽팽한 결과가 나와 박빙선거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허 전임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3권 장악이나 절대권력화의 위험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 교수 : 지금 이재명 정부가 상당히 힘을 갖고 있다고 보는데 5가지 본질적 딜레마에 봉착할 거다. 첫째 절대권력 딜레마. 두 번째는 정통성 딜레마인데 사법 리스크를 막기 위해 모든 걸 동원하고 있다. 세 번째는 경제 살리기 딜레마로 이재명 정부 핵심은 기본사회 구축이다. 그런데 호텔 경제학 순환논리로 경제를 살릴 수는 절대로 없다. 네 번째 정치보복 딜레마. 내란 청산을 하겠다는 건 문재인 시즌2 적폐청산에 해당한다는 관측이 있다. 다섯 번째 ‘셰셰외교’ 외교안보 딜레마. 과연 이재명 정부가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을까. 그렇게 보기 쉽지 않다.
△최 소장 : 이재명 정부 입장에선 2028년 총선까지 시야로 둬야 할 듯하다. 5대 딜레마 말씀했지만, 집권 전반기는 여러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추경 때문에 그렇다. 경제가 워낙 안 좋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말했듯 추경 20조~30조 원에 대한 콘센서스가 있다고 봐야 한다. 경제 살리기 추경을 하면 적어도 6개월 동안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두 번째는 무상급식보다 센 이슈가 상법 개정이다. 전체 유권자의 32%, 투표권자의 41%인 이 사람들은 다 하나같이 고소득 고학력 정치 고관여층이다. 미국처럼 하자는 거고, 우파적 이슈다.이는 정치지형을 흔들 만큼 큰 이슈다. 세 번째는 이재명 정부가 적폐청산의 위험성과 오류를 잘 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제를 전면에 내세우면 최소한 집권 전반기 1년~1년 반 정도는 비교적 국민들로부터 크게 비난받지 않을 것이다.
△박 대표 : 이재명이 말하는 게 모순되는데 특히 내란 극복이 그렇다. 자기 선거 정체성을 넘어서 통치연합까지 간 건 역대로 노태우 정권 하나밖에 없었다. 그 뒤에 모든 대통령은 레거시 청산이었다. 내란 청산은 과거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이 워낙 강력해서 국민통합과 같이 가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 국민의힘도 저항할 거고 통합하기 어려울 것이다. 두 번째는 외교안보·경제 등 정책인데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동의하는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또 한·미·일 관계에서 어떤 전략을 취할 건지 본질적으로 산업경쟁이 떨어지는데 그 해결책은 어떤지 등에서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허 전임 : 보수는 재건할 수 있을지, 보수 재편성 가능성에 대해 얘기해 보자.
△박 대표 : 지금 젊은 이준석 표의 핵심은 국민의힘 내에서는 그 누구도 얻을 수 없는 2030 젊은 남성표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보수의 원형이 생긴 게 3당합당 때다. 4가지 특성이 있던 시기, 즉 냉전이 끝나던 시기였고 세계화가 시작되는 국면이었고 디지털이 떠오르는 시기였고 문민정권으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이 시기에 보수가 우위에 있었고 민주당은 비주류였다. 지금은 완전히 반대다. 이런 큰 변곡점 속에서 외교안보 노선 등이 있는데 그동안에 보수는 한미동맹, 낡은 대북 프레임, 반공보수, 대기업 중심 경제만 외치며 새로운 보수로 나가지 못했다. 이래서는 새로운 보수로 나아갈 수 없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친한과 반한이 있다. 앞으로 대구 같은 곳도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이 연합공천을 나눠서 하는 방안이 실험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도 변할 거고, 이준석과 경쟁하면서 이재명 정부에 공동 대응하면 보수가 재편될 것이다.
△최 소장 : 대선 이후 보수 재편이라는 큰 틀에서 볼 필요도 있다. 2000년대 이후 6명의 대통령이 배출됐는데 진보 노무현·문재인·이재명, 보수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중에 4명은 팬덤이 있었다. 이번에 한동훈·이준석은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팬덤 있는 정치인이어서 미래를 발굴한 측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보수의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총선까지 한동훈파·이준석파·친윤 등이 ‘보수정치 삼국지’ 구도를 만들 것이다. 이준석은 20대 남자 37%, 30대 남자 26%의 자기 밑천을 확인했다. 김종필이 1987년 대선에서 8.5% 정도 받았다. 이준석은 이번에 과거 김종필 정도의 지분을 가진 걸로 봐야 한다. 자기 밑천이 단단하기 때문에 보수 재편의 한 축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정치권에서 자기 지지기반을 갖고 정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크게 보면 한동훈 군대가 있고 친윤 잔재가 있고 이준석 군대가 있다. 이준석은 바깥에서 세력을 키우는 포지션으로 갈 것이다. 보수 재편은 본질적으로 거대한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는 리더십, 즉 깃발이 있어야 한다.
△김 교수 : 정당재편성 이론에 따르면 이슈 및 지도자가 새롭게 부상해야 하고 유권자 지지 기반이 바뀌어야 한다. 우선 이슈 문제에서는 아마도 이재명 정부가 갖고 있는 외교안보 노선 이슈가 굉장히 크게 될 가능성이 높고 경제 살리기 문제도 정책 기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슈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2030 지형은 변화가 있겠지만 유권자 지지기반이 크게 바뀔 수 없는 건 확인됐다. 앞으로 한동훈이든 오세훈이든 이준석이든 안철수든 새로운 지도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되겠으나 바로 나오긴 힘들다. 2028년 23대 총선 전후로 해서 보수가 컴백할 수 있는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그래서 보수가 앞으로 길게 호흡해야 한다.1965년도 미국에서 보수정신이 컴백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큰 틀에서 보수를 지향하는 가치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지도자가 부상되면서 보수의 구성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밖에 없다. 보수 재편의 구심점은 갈라치기를 하는 한동훈·이준석이 아니라 진정성을 보인 안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박 대표 : 명백히 보수가 새롭게 재구성되려면 보수가 도전자 포지션에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를 상대하려 해도 더 젊은 세대가 나와야 한다.
정리=이시영 기자
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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