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제 총선·대선 완벽히 완주한 정당"
이재명 향해 "국민통합, 경제상황 관련 적확한 판단" 당부
'한자릿수 득표' 출구조사 결과에 상황실 잠시 가라앉기도
천하람 "이준석·개혁신당의 미래 위한 도전은 지금부터"
개혁신당 이준석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에 대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 방송3사 출구조사는 이재명 51.7%, 김문수 39.3%, 이준석 7.7%로 예측됐다. 박종민 기자
6·3 조기대선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7%대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3일 "열과 성을 다해주신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 사랑해 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 이 선거 결과 책임은 모두 저의 몫"이라고 말했다.
전날 대구에서 피날레 유세를 펼친 이 후보는 이날 새벽 부산에서 투표를 독려한 뒤 동탄 소재 자택에 머무르며 휴식을 취했다. 이후 오후 8시 본 투표 직후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로 나와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천하람·이주영 공동선대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들과 당원들은 이날 오후 9시 반쯤 이 후보가 노타이의 정장 차림으로 상황실에 들어서자, 일제히 기립해 박수로 환영했다. 일부는 이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꽃다발을 건네받아 든 이 후보는 예상보다 담담하고 밝은 얼굴이었다.
마이크를 들고 잠시 멈칫한 이준석 후보는 "이번 대통령 선거는 정말 치열했고, 무엇보다도 6개월 간의 탄핵 이후 계엄과정 속에 많은 국민이 힘들어 하셨을 거란 생각이 든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혼란이 종식되고,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이 도약했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잘했던 것'과 '못했던 것'이 있을 텐데 잘 분석해서 정확히 1년 뒤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이 약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대선레이스 기간 내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로부터 일방적 단일화 구애를 받아 온 이 후보는 개혁신당의 독자적인 완주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이번 선거를 통해서 개혁신당은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완벽하게 완주해 낸 정당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당의 역량을 키워서 국민들께 더 다가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당선이 유력해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향해서는 "출구조사대로라면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될 텐데 국민통합, (또) 경제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경제상황에 대한 세심하고도 적확한 판단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준석 후보는 "개혁신당은 앞으로 야당으로서 역할을 꾸준히 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화성시을을 지역구로 둔 이준석 후보는 당분간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지난 6개월에 걸친 혼란한 기간 동안 지역 국회의원인 이준석을 신뢰해 주시고 지지해 주신 동탄 주민들께 너무 감사하다"며 "내일부터 바로 동탄 의원의 일상으로 복귀해 지역의 민원과 여러 가지 동탄과 관련된 일들을 세심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대선 소회를 밝힌 이 후보는 자리를 뜨기 전 개혁신당을 상징하는 오렌지빛 점퍼를 입은 당직자·당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등을 토닥이기도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 도착해 당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박종민 기자
앞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했던 이준석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10%대 득표'를 목표로 해왔다. 총선 당시 '동탄 모델'로 또다시 승리하겠다며, 국민의힘이 띄워 온 '사표(死票)론'에 정면으로 맞서기도 했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는 두 자릿수 지지를 얻는 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KBS·MBC·SBS 등 지상파 3사는 이날 오후 8시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51.7%, 김문수 후보는 39.3%, 이준석 후보가 7.7%를 각각 득표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한국리서치·입소스·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한 8만 146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0.8%p다.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당초 10~15% 사이 득표율까지도 조심스레 내다봤던 개혁신당 개표상황실은 이내 무겁게 가라앉았다. TV 개표방송 화면을 심각하게 바라보던 이주영 위원장은 미동도 없이 정면을 가만히 응시했고, 천 위원장의 얼굴에도 일순 당혹감이 번졌다.
그럼에도 개혁신당은 자당이 대체세력으로서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며 내부를 다독이는 모양새다.
천 위원장은 "돌이켜 생각하면 이준석 후보의 대선 도전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과정이었다. 거대 양당에 비해 돈도 조직도 압도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서 국민 여러분을 믿고, (주변에서) '안 된다'고 하는 이야기를 뚫고 멋지게 완주했다"고 자평했다.
또 "개혁신당 구성원들의 성취가 흩어지지 않고 더 커질 수 있도록 이준석 후보와 힘을 합쳐서 지선 준비에 지금부터 매진할 것"이라며 "이준석 후보와 개혁신당의 미래를 위한 도전은 지금부터 가열차게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진실엔 컷이 없다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