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이제훈이 IMF 시절 겪은 아픈 경험담을 털어놨다.
지난달 30일, 소주회사의 인수합병 과정으로 IMF의 비극을 보여준 '소주전쟁'이 개봉해 관객과 만났다. 이 영화는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인해 자금난에 휘청거리는 소주 회사를 살릴 방법을 찾는 종록(유해진 분)과 이 회사를 이용해 큰돈을 벌려는 인범(이제훈 분) 사이의 갈등을 담은 영화다.
이제훈은 이 작품에서 계산적이면서 성공지향적인 글로벌 투자사의 직원을 맡아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소주전쟁'의 개봉을 맞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이제훈과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주전쟁'은 여전히 국민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IMF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한다. 이제훈은 "제가 중학생일 때 IMF를 겪었다. 20대 초반까지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라며 IMF와 관련된 기억을 공유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자영업을 하셨는데 경제 위기 탓에 일용직 근로자로 일을 하셔야 했다"라며 IMF 때 받았던 고통을 털어놨다. 이어 "학창 시절 때 아버지의 기억을 떠올리며 '소주전쟁'에 공감하며 촬영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을 위해 IMF 당시의 사례를 많이 조사했다는 이제훈은 "외국 자본이 유입됐고, 기업의 지배구조가 바뀌면서 구조·제도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라고 1997년을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투명성과 효율성, 글로벌 경쟁력 등이 강화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를 극복하는 과정 속에 우리 국민의 피·땀·눈물이 있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리고 "나도 아버지가 노력했던 시간을 보면서 철이 빨리 들었다"라며 개인적인 경험도 털어놨다.
이제훈이 연기한 인범은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종록을 속여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는 지점이 있는 캐릭터였다. 이런 의견에 동의한 이제훈은 웃으며 "멋있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인범의 스마트한 부분이 잘 보이길 바라고 전했다.
동시에 그는 "하지만 현실은 인범이 한 행동보다 더한 경우가 많다. 경제활동을 하며 예상치 못한 배반을 당한 분들이 많을 것 같다"라며 새로운 시선에서 인범이라는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제훈은 "그렇게 속는 분들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라며 이번 역할에 이입했던 과정을 소개했다.
IMF의 비극과 함께 그 안에서 가치관이 변화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주전쟁'은 지금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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