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8일 경북 경산시 경산공설시장에서 어린이를 안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6·3 대선 사전투표(29∼30일)를 하루 앞둔 28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영남 전 지역을 돌며 유세를 펼쳤다. “방탄 괴물 독재를 용서할 수 있냐”며 이 지역 보수층의 반이재명 정서도 거듭 자극했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이 지역의 김 후보 지지율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지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 보수 대결집으로 이 후보 추격전에 속도를 붙이려는 전략이다.
김 후보는 이날 하루에만 경남 창원·김해·양산, 부산, 경북 경산·영천, 대구에서 유세와 대학교 방문 등 9개 일정을 소화했다. 김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2일부터 나흘간 영남 지역을 방문했고, 지난 24일엔 대구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날을 포함하면 선거운동 기간 17일의 3분의 1가량인 엿새를 영남에 투자한 것이다.
이는 선거일이 다가오며 보수층이 결집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 지지율은 영남에서만 이 후보를 앞서고 있지만,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구·경북에서 70% 이상, 부산·울산·경남에서 50% 이상 득표한 것보단 낮은 편으로 나온다. 김 후보로선 ‘반드시 끌어와야 할 표’가 있는 지역에서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시켜야만 추격의 동력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국회 독재뿐만 아니라 행정부, 사법부 독재를 통해서 3권분립을 다 무너뜨리고 일당독재하려고 한다”며 거세게 공격하면서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민주당은) 오직 이재명을 위한 방탄입법, 방탄재판이고, 방탄을 위해 검사도 다 탄핵하려고 한다”며 “3권을 하나로 뭉쳐서 이재명 개인을 위한 걸로 만드는 게 바로 총통제”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지지층이 최대한 투표할 수 있도록, 공약과 다른 사전투표 동참도 독려했다. 하지만 유세를 보러 온 지지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창원 유세에서 김 후보가 “언제 찍어야 하냐”며 29일 사전투표일을 상기시켰지만, 지지자들은 본투표일인 “6월3일”을 외쳤다. 김 후보의 거듭된 사전투표 호소에도 호응이 적자, 김 후보는 “이래도 대답이 반밖에 안 나오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해 유세에선 ‘당일 투표 독려하라’는 팻말을 든 지지자가 눈에 띄었고, “사전투표 못 믿는다”는 고함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김 후보와의 ‘강제 후보 교체 시도’ 실패 뒤 대선 출마를 포기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으로, 저부터 내일 아침 일찍 가까운 투표소에 가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1일 대선 출마 포기 이후 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제안도 거절하는 등 별다른 정치적 행보를 하지 않았다. 한 전 총리의 내란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은 한 전 총리를 출국금지했다고 전날 밝힌 바 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경남 부산 경북 대구/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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