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이준석, 입에 담기 힘든 듯 연기…천박·무례”
민주노총 “성폭력적 발언, 처벌 받아야”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점심시간 산책을 나온 직장인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이른바 '젓가락 발언'으로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양대 노총은 한 목소리로 이준석 후보의 대선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한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28일 '여성혐오 이준석은 후보 자격도 없다. 사퇴하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이준석 후보의 발언에 대해 "여성에 대한 모욕과 혐오를 넘어선 폭력 그 자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준석 후보의 토론 당시 태도에 대해 "얼굴을 찡그리고, 본인도 입에 담기 힘든 것처럼 연기하면 아무 말이나 다 옮겨도 되는가. 그것도 생방송에서 말이다"라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겠다고 대선에 출마한 정치인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라기엔 천박함과 무례함의 정도가 도를 넘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노총은 "국민을 충격과 고통에 빠뜨린 이준석 후보에겐 사과를 요구할 가치조차 못 느낀다"면서 "자격이 없는 자는 당장 대선 후보직을 내려놓는 게 맞다"고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또한 같은 날 논평에서 이준석 후보의 발언에 대해 "전국민 앞에 생중계되는 토론장에서 타 후보를 비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성폭력 발언을 서슴없이 뱉어낸 몰상식과 폭력성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이 없음은 물론이고, 폭력과 혐오에 대한 온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이 대선에 내란 세력은 물론이고, 혐오와 배제로 정치하는 위인이 설 곳은 없다"면서 "이준석 후보는 지금 당장 사퇴하라.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하고, 성폭력 발언으로 인한 가해 사실에 온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준석 후보는 전날 대선 후보자 TV 토론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를 향해 "어떤 사람이 여성에 대해서 얘기할 때 '여성의 성기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 이런 얘기를 했다면 이건 여성혐오에 해당합니까, 아닙니까"라고 질문했다. 과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들이 원색적 게시글을 작성했다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된 것에 대해 권 후보의 입장을 물은 것으로 읽혔다.
다만 다수의 여성·인권단체들은 이준석 후보가 여성혐오적 발언을 했다며 일제히 비판 성명을 내는 상황이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산책 유세 중 취재진에게 관련 질문을 받자 "원래 (제가 인용하려던 게) 무슨 발언이었는지는 인터넷을 통해 확인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 발언을 '성기'와 '젓가락' 외에 어떻게 순화해서 표현해야될지 솔직히 알지 못한다"면서도 "보시면서 불편한 국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이에 대해선 심심한 사과를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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