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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연구팀 “소행성 충돌에 따른 플라스마 영향때문”
자기장이 없는 달 뒷면의 일부 지역 암석에 강한 자기장 흔적이 남아 있는 궁금증을 해소하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과거 대형 소행성 충돌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아이작 나렛 연구원(박사과정)은 24일(현지 시간)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대규모 소행성 충돌로 생성된 플라스마가 달의 약한 자기장이 일시적으로 증폭시켜 강한 자기장이 암석에 기록된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달 자체에는 원래 자기장이 없지만, 궤도탐사선 관측 등에서는 뒷면의 암석에서 강한 자기장 흔적이 포착되고 있다. 1960~1970년대 미 항공우주국(NASA) 아폴로 임무 이후 이런 사실이 확인됐지만, 그동안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달 내부에 지구처럼 용융상태 금속이 있어 자기장을 형성하는 ‘다이너모 이론’(Dynamo theory)을 적용한 가설이 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핵이 너무 작고 특히 뒷면 암석의 강한 자기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연구의 공동 연구자인 MIT 로나 오란 교수와 벤저민 와이스 교수팀이 대안 가설로 거대한 충돌이 플라스마를 생성하고, 그것이 태양 자기장을 증폭시켜 표면 암석을 자화시켰다는 가설을 내놓기도 했으나 이 역시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두 가설을 결합해 달이 한때 다이너모 이론처럼 지구 자기장 강도의 50분의 1 정도인 약 1마이크로테슬라의 약한 자기장을 형성한 상태에서 달 앞면에 거대한 소행성이 충돌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소행성 충돌로 이온화된 입자들의 구름이 생성돼 달 주위를 잠시 둘러싸고, 이 플라스마가 자기장을 증폭시키면서 충돌 지점 정반대 쪽 뒷면에 강한 자기장이 집중되는 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달 앞면의 거대한 충돌 지형인 ‘임브리움 분지’(Imbrium basin)를 소행성 충돌 지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지점의 정반대 쪽 뒷면 위치는 관측에서 강한 자기 흔적을 가진 암석들이 발견되는 위치와 정확히 일치한다.
연구팀은 충돌과 플라스마 생성, 자기장 증폭과 소멸 등 과정이 매우 빠르게 진행돼 약 40여분간 계속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이는 짧지만 순간적인 자기장 급증으로 암석이 충분히 자화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를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실제 해당 지역의 암석을 직접 채취해 충격의 흔적과 강한 자기장 증거를 찾는 것”이라며 “이는 NASA의 아르테미스 계획 같은 탐사 임무가 계획돼 있는 남극 근처 뒷면 지역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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