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넉오프' 김수현(왼쪽) '메이드 인 코리아' 현빈 / 사진=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가 2025년 하반기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을 공개하며 대대적인 라인업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가장 주목받았던 시리즈 중 하나였던 김수현 주연의 '넉오프'는 끝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디즈니 본사에서 진행된 '디즈니+ 오픈하우스'에는 최연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컬 콘텐츠 총괄, '메이드 인 코리아'의 김원국 하이브 미디어코프 대표, '킬러들의 쇼핑몰'의 유정훈 메리크리스마스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콘텐츠 시장에 본격적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이목을 끌었다.
이날 가장 시선을 끈 주제는 김수현 주연의 '넉오프'였다. '넉오프' 공개 여부에 대한 질문에 최연우 총괄은 단호했다. 그는 "신중한 내부 검토 끝에 보류한 게 저희의 공식 입장"이라며 "그 외의 내용에 대해서는 대답하기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디즈니플러스는 현재 시점에서 더 이상 언급을 피하고자 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생활 논란이 불거졌던 '메이드 인 코리아'의 주연배우 정우성 관련 질의에도 "답을 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최연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컬 콘텐츠 총괄 / 사진=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는 2021년 국내 론칭 이후 '카지노' 시리즈(2022, 2023), '무빙'(2023), '조명가게'(2024) 등의 장르물을 선보이며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해 왔다. 특히 디즈니플러스 로컬 오리지널 글로벌 시청 상위권에서 한국 작품이 많은 지분을 차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서 넷플릭스나 토종 OTT 대비 확장력에서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날 발표한 2025~2026년 라인업은 그 한계를 돌파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최연우 총괄은 올해 디즈니플러스의 키워드를 "텐트폴, 엄선된 셀렉션, 프랜차이즈 시리즈, 새로운 기회" 네 가지로 제시했다. 그는 "대규모 스케일, 완성도 높은 스토리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다양한 장르와 포맷, 타깃 시청층을 확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라인업에는 텐트폴급 작품들이 대거 포함됐다. '나인 퍼즐'(김다미·손석구), '파인: 촌뜨기들'(류승룡·양세종·임수정), '조각도시'(지창욱·도경수), '탁류'(로운·신예은), '북극성'(전지현·강동원·존 조), '메이드 인 코리아'(현빈·정우성)가 포함된다.
그중 가장 기대작인 '메이드 인 코리아'는 영화 '마약왕'의 스핀오프이자, 격동의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권력 대서사다. 해당 작품의 제작사 김원국 대표는 "디즈니플러스의 훌륭한 지원으로 저희 하이브의 모든 제작 역량을 쏟았다"며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처럼 강력하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작품은 디즈니플러스는 물론 K-드라마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왼쪽부터) 김원국 하이브 미디어코프 대표, 최연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컬 콘텐츠 총괄, 유정훈 메리크리스마스 대표 / 사진=디즈니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 역시 시즌2로 돌아온다. 지난해 시즌1이 한국 오리지널 중 최다 시청 타이틀을 기록하며 성공한 바 있는 만큼 유정훈 대표는 "시즌1이 홈경기의 방어였다면, 시즌2는 원정 경기의 공격"이라며 더욱 강력한 전개를 예고했다. 유 대표는 OTT의 환경 변화에도 주목하며 "인물, 서사로 K-콘텐츠의 부흥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 하나의 콘텐츠를 설계할 때부터 다양한 각도에서 즐길 수 있는 유니버스 중심의 콘텐츠가 준비돼야 하지 않나 싶다"는 진단도 덧붙였다.
이 외에도 디즈니플러스는 수지·김선호 주연의 '현혹', 서바이벌 예능 '운명전쟁49' 등 2026년 공개 예정작도 발표해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배우 김수현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 디즈니플러스 전략의 복병으로 남았다. '넉오프' 보류 결정은 그 자체로 출연진 윤리성과 브랜드 신뢰도 사이의 숙고를 드러낸다. 동시에 스타 파워를 리스크로 전환시키지 않기 위한 글로벌 OTT의 선택지로써 이목을 끌었다.
디즈니플러스는 100년 콘텐츠 기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서 글로벌 전략을 시험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라인업 소개를 넘어 한국 콘텐츠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자 하는 디즈니플러스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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