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임? 해볼게요] 인공지능 기술 접목한 KT에스테이트 구의역 오피스텔에 가보니
※ ‘진짜임? 해볼게요’는 기자가 요즘 화제인 현상, 공간, 먹거리부터 트렌드까지 직접 경험하고 진짜인지 확인하는 리얼 체험기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주거용 오피스텔 리마크빌 이스트폴. 박해윤 기자
"지니야, 불 꺼줘."
4월 26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KT에스테이트의 기업형 임대주택 '리마크빌 이스트폴'(이스트폴)에서는 진짜 이 말 한마디로 조명이 꺼진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주거용 오피스텔이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인근에 있다는 소식에 흥미가 생겼다. 음성 명령으로 난방과 전력을 조절하는 삶을 체험해보고자 5월 8일 이스트폴을 찾았다.
구의역 바로 옆에 있는 이스트폴은 건물 8층부터 20층까지가 오피스텔이다. 20층 쇼룸의 현관문을 열자 거실장에 놓인 KT 셋톱박스 '기가지니'와 벽면 패드가 눈에 들어왔다. 이스트폴 관계자는 "모든 세대에 KT 인터넷 서비스와 기가지니 한 대씩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AI 기기를 통해 조명, 난방, 환기, 택배 확인, 엘리베이터 호출 등을 음성 명령이나 터치로 제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니야, 지금 난방 상태 어때"라고 물으면 "현재 난방은 켜져 있습니다. 온도는 21.7℃입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누워서 "불 꺼줘" 하면 조명이 꺼진다.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24시간 안심 보안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다만 음성 명령은 입주자가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기기를 연동해야 사용이 가능해 입주자가 아닌 기자는 이날 체험하지 못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오피스텔도 준주택으로 본다면 AI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조명, 난방, 전기, 가전 등을 음성이나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안전 문제를 줄이는 데 유용해 이런 방향성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또한 "아직은 공사비 부담이 커 AI 시스템 도입을 본격화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인기 많은 A2 타입 내부. 박해윤 기자
이스트폴 오피스텔은 총 282채로 6.8형(22.46㎡)부터 14.3형(47.42㎡)까지 원룸과 1.5룸의 8개 타입이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평형은 23.70㎡(A2 타입). 냉장고, 인덕션 2구, 세탁기, 건조기, 전자레인지가 빌트인된 원룸 구조로 대학생이 자취하기에 알맞은 크기다. 월세는 A타입 기준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96만 원부터 시작하고, 가장 넓은 D타입은 보증금 2000만 원에 월 235만 원 수준이다.
"처음엔 월세가 90만 원대라고 하면 비싸다고 해요. 그런데 구의역 근처 다른 집을 둘러보고 오면 10만 원을 더 내고도 여기서 사는 게 낫다고 하더라고요."
이스트폴 관계자의 말이다. 이스트폴 입주자 계약률은 취재일 기준 3분의 2를 넘겼다. 입주자 중에는 직장인이 많다. 이날 현장에서는 2030 대학생과 한 커플이 계약을 진행하고 있었다.
리마크빌 이스트폴에서는 입주자가 벽면 패드로 조명, 난방, 환기 장치를 조절하고 엘리베이터를 호출할 수 있다.
리마크빌 이스트폴의 모든 세대에는 KT 셋톱박스 ‘기가지니’가 한 대씩 설치돼 있다.
이 오피스텔은 '슬세권'(슬리퍼 차림으로도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주거 권역)이라는 장점도 있다. 구의역 3번 출구로 나와 몇 걸음 걸으니 오피스텔로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가 나왔다. 그걸 타고 내려오면 바로 오피스텔 입구다. 오피스텔 지하에는 복합몰 'NC 이스트폴'이 5월 중 개점 예정이고, 위로는 글로벌 호텔 그룹 아코르의 5성급 호텔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이 7월에 들어선다.
박 교수는 "앞으로 도심에 이런 복합 형태 건물이 더 다양하게 들어설 것"이라며 "단일 아파트가 주거 쾌적성 면에서는 좋지만 부대시설을 갖춘 역세권 활성화 사업이 주택 공급의 틈새시장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진수 h2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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