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당시로선 생소했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라는 개념이 발표됐다.
당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GTX를 통해 교통 혁신을 이루겠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표심을 자극했고, 이는 재선에 성공하는 단초가 됐다.
오늘날 현실화되고 있는 GTX는 이후 매 선거마다 각 지역의 여론을 흔드는 매개채가 되고 있다. 'GTX 조기 착공', 'GTX 정차역 확보', '노선 연장 추진' 등의 공약이 정치인들로부터 쏟아져왔다.
반면 처음 GTX 정책이 발표된 이후 16년이 흘렀지만 지난해 3월 부분 개통된 GTX-A 노선은 핵심 역인 삼성역 개통이 지연되는 등 온전치 못한 채다. 1기 GTX에 해당하는 B·C노선 역시 설계,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3년 전 지방선거와 1년 전 총선에서 제시됐던 D·E·F 노선 역시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본보는 6·3 대통령선거에 나선 주요 정당 후보들이 내건 GTX 2.0 공약을 점검해 수도권 교통난 해소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지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용인시 기흥구 구성역에서 시민들이 GTX-A 구성역을 이용하고 있다. 김경민기자
대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 후보들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공약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오랜 시간 교통 불편을 감내해왔던 경기도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GTX 대부분의 노선이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할 종합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어 대선에 나선 주요 후보들의 GTX 공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12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각 10대 공약을 내놓았다. 이들 공약 중에는 권역별 광역급행철도를 건설한다는 내용이 공통으로 담겼다.
김 후보는 지역균형발전과 미래 전략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국 5대 광역권 내 '전국급행철도망' 구축을, 이 후보는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하겠다며 이를 위한 이행 방안 가운데 한 가지로 권역별 광역급행철도 건설을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김 후보의 경우 'GTX로 연결되는 나라, 함께 크는 대한민국 구현'을 목표하겠다며, 임기 내 GTX-A·B·C 노선을 모두 개통하고, D·E·F 노선 역시 착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수도권에서만 누리고 있는 GTX를 ▶수도권 ▶부울경권 ▶대구경북권 ▶충청권 ▶광주전남권 등 전국 5대 광역권으로 확장, 초광역권 메가시티를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김 후보는 국민들의 통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며 'GTX의 창시자'임을 자임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수도권 30분대 생활권을 조성하는 'GTX 플러스 프로젝트'를 내놓았던 이 후보는 '10대 공약'에는 GTX를 명칭을 포함하지 않았지만, 주요 공약의 이행방안에 권역별 광역급행철도 건설을 포함시켰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25일 경선 과정에서 수도권 지역 공약을 발표하며 "수도권 내 주요 거점을 1시간 경제권으로 연결하겠다. 서울·경기·인천은 하나의 경제공동체가 돼야 한다"며 ▶GTX-A·B·C 노선의 제때 추진 ▶강원도 등 수도권 외곽까지 노선 연장 ▶GTX-D·E·F 노선의 수요 및 효율성 고려한 단계적 추진 등 계획을 설명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인천과 경기, 강원도를 경강선으로 묶고 경기 북부 접경지까지 KTX, SRT 등을 연장하겠다며, 강화~경기 북부~강원 고성까지 이어지는 고속화도로와 서울~연천고속도로를 추진해 남북협력시대를 대비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다만 이들의 공약이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제시됐던 정책과 마찬가지로 현재 GTX에서 빚어지는 문제에 대한 해법을 담아내지는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영 한국교통대학교 철도경영·물류학과 교수는 "철도와 관련해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전부 고려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철도가 산업이나 생활 등 삶의 질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대선 후보로선 놓치기 어려운 공약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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