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연·AI미래포럼 제안
학교·기업 ‘이중소속’ 채용… 정부도 인건비 매칭
겸직 채용·글로벌 패스트트랙·AI 탈피오트로
2030년, 글로벌 AI Top 2000 중 한국인 5% 목표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국내 인공지능(AI) 경쟁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단순한 연봉 인상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학기술인공동체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프론티어AI정책연구소와 AI미래포럼은 최근 정책 제안서를 통해 “AI에 미친 연구자들이 한국에 머물며 혁신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파격적인 보상 체계와 겸직 기반 인재 운용 모델을 핵심으로 한 실행계획을 공개했다.
“AI계의 메시와 김연아는 왜 미국에 있나”
한국의 AI 기술 역량은 세계 상위권이지만, 이를 이끌 최정예 인재는 정작 미국·캐나다·영국 등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단순한 보수보다 ▲연구 자율성 ▲합리적 성과 보상 ▲가족의 정주 여건 ▲글로벌 네트워크 등 환경 전반을 더 중요하게 고려한다.
이에 과실연은 기존의 ‘양성 중심 정책’에서 나아가 “인재가 한국을 선택할 수 있는 정착 여건과 보상체계”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학교·기업 ‘이중소속’ 채용… 정부도 인건비 매칭
핵심 제안 중 하나는 학교와 기업이 함께 인재를 채용하고 인건비를 분담하는 ‘이중소속 겸직 모델’이다. 여기에 정부가 검증된 AI 인재 100명에 대해 인건비 일부를 매칭 지원해 실리콘밸리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R&D 투자 역시 기존처럼 프로젝트 단위가 아니라, ‘사람 중심의 장기적 투자’로 전환하고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가 방식도 단순 논문 수가 아닌, ▲AI 커뮤니티 언급량 ▲오픈소스 기여도 ▲산업 파급력 등 질적 지표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제안도 포함됐다.
특히 성과가 입증된 30~40대 연구자에게는 ‘젊은 국가 AI 과학자’로 지정해 다년간 인프라와 연구비를 집중 지원하자고 밝혔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산학 AI 하이브리드 대학원’ 신설
2025년 시행되는 첨단인재특별법을 활용해 산학협력 기반의 새로운 박사과정 모델도 제시됐다. 이른바 ‘산학 AI 하이브리드 대학원’은 대학은 이론 교육을, 기업은 산업 현장의 난제를 과제로 제시하고 연구와 실습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인재는 학교·기업 양쪽에 소속되며, 정부는 산업적 파급력이 큰 과제에 대해 연구비를 추가 매칭한다.
이를 통해 현장 실무 박사 인력을 양성하고, 대학원 교육의 실효성과 산업 적합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AI 패스트트랙 비자’ 신설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과실연은 ‘AI 탤런트 패스트트랙 비자’ 도입도 제안했다. 연 50명의 우수 해외 인재를 선발해 ▲신속 비자 발급 ▲가족 동반 ▲정착 지원금 ▲주거 및 금융 혜택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정주 패키지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또한, 해외에서 활동 중인 교포 AI 과학자의 귀국과 AI 스타트업의 국내 유치도 적극 지원한다. 귀국 자체보다 ‘국내 체류의 매력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안정된 연구·생활 여건을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AI 탈피오트’로 군 복무 중에도 연구 이어간다
AI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병역특례 재설계도 포함됐다. 이스라엘의 ‘탈피오트’ 모델을 벤치마킹한 ‘AI 탈피오트’ 프로그램을 도입해, 병역의무 이행 중에도 국방 AI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제대 이후 취업·창업으로 연계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보완해, 대기업도 박사급 인력에 한해 병역특례 활용이 가능하도록 확대하자는 방안도 담겼다.
“2030년, 글로벌 AI Top 2000 중 한국인 5% 목표”
과실연은 이번 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AI 상위 연구자 2000명 중 한국인 비율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현재는 중국 AMiner 기준 9명 수준에 불과하다.
정책이 실행되면 국내 최고급 AI 연구자 500명 이상 추가 확보는 물론 AI 스타트업 생태계 확산, 국방력 강화, 전 국민 AI 활용역량 확대 등 광범위한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과실연의 설명이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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