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국내 증시에서 AI 테마주는 해외와 달리 뚜렷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차기 정부의 산업 지원 기대감에 다시 부각되고 있다. 증권가는 NAVER와 카카오를 대표적 수혜주로 지목하며 저평가 매력을 강조하고 있다.
3일 거래소에서 NAVER는 전 거래일 대비 3100원(1.55%) 하락한 19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도 200원(0.52%) 하락한 3만80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오픈AI와 엔비디아가 AI(인공지능) 랠리에 불을 붙이며 팔란티어, 앱러빈, 알리바바 등 미국과 중국에서 관련 기업들 주가는 급등했다. 그나마 국내에서 AI와 관련이 있다고 평가받는 NAVER는 지난해 인텔 등과 손잡고 AI 공동연구센터를 열었고 카카오는 올해 오픈AI CEO(최고경영자) 샘 알트만과 협업을 발표했지만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한 탓에 투자자 관심을 끌지 못했다.
두 회사 주가는 코로나19(COVID-19) 당시 정점을 찍고 박스권에 갇힌 상황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국내 AI산업이 선진국들과 비교해서 뒤처지고 있는만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AI 경쟁력 지표로 꼽히는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H100 보유대수는 메타 35만개, 테슬라 3만5000개, 구글 2만6000개인데 반해 한국은 적게는 2000개 많아야 1만개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국내 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세정책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AI분야는 관세정책으로부터 자유로워 차기 정부가 들어설 경우 AI에 대한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AI분야 100조원 투자,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재개편, 기업 R&D(연구개발) 지원을 위한 공공데이터 민간개방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AI 관련 스타트업 성장을 위해 펀드를 조성하고 정부 조직에 미래전략부를 신설해 국가차원에서 AI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투자자 눈높이가 높아진 상태라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팔란티어와 안두릴 등이 AI와 관련해 연일 자사 기술력을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지만 NAVER와 카카오는 아직 구체적으로 투자자에게 보여준 AI 서비스가 없다.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에 대해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NAVER 매출액을 전년동기대비 10.3% 증가한 2조7866억원, 영업이익은 14% 증가한 5009억원을 예상했다. 증권사 평균 전망치 영업이익 5111억원을 소폭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증권은 카카오 매출액을 같은기간 2.7% 줄어든 1조9343억원, 영업이익은 19.5% 감소한 968억원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 11%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NAVER는 광고와 커머스 업황이 여전히 부정적인 가운데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컬리와 협업은 신선식품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AI보다는 기존 사업 고도화에 중점을 둔 전략으로 높은 시장 눈높이를 충족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콘텐츠 부문이 부진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하반기 중으로 다수의 AI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지만 상반기까지는 모멘텀이 부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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