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DS부문) 영업이익이 1년만에 다시 1조원대로 급감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주요 제품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고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HBM3E 개선 제품과 2나노미터(㎚)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으로 2분기 반등을 모색한다.
30일 삼성전자는 DS부문 1분기 매출 25조1000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이후 다시 1조원대로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가 약 3조원의 흑자를, 파운드리와 시스템LSI가 2조원대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분기 HBM 못 팔았다
반도체 사업 부진 요인으로 미·중 갈등이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중국에 HBM2·2E를 주력으로 공급해왔는데, 미국이 중국 수출을 통제하면서 수익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무부는 작년 12월 HBM2 이상 제품의 중국 공급을 가로막는 신규 수출 규제를 발표한 바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이 1분기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며 “사실상 중국에 HBM을 판매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실적 설명회에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영향에 따른 HBM 판매 감소 및 가격 하락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부연했다. 또 최신 HBM인 HBM3E 개선 과정에서 핵심 제품 공급의 공백이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그나마 서버용 D램이 메모리 사업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부진이 계속 이어졌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모바일 등 수요 약세로 가동률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대만 TSMC 경우 첨단 공정에서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삼성 파운드리 고객 다변화와 수요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시스템LSI는 엑시노스 등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이 주요 고객사 스마트폰에 탑재되지 못하면서 시장 실기를 했다는 평가다. 다만 이미지센서 공급이 확대되면서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2분기 반등 추진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HBM3E의 본격적인 공급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에 HBM3E 개선제품의 샘플 공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고객사는 엔비디아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요구로 HBM3E 개선 제품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5~6월 경 삼성전자의 HBM3E 대량 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양산에 대비, 설비 투자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퀄) 통과가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HBM4도 고객사 과제 일정에 맞춰 하반기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맞춤형 HBM도 복수의 고객사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서버용 D램 뿐 아니라 AI PC와 스마트폰에서도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기 단에서 AI 연산을 하는 '온디바이스 AI' 수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관세 영향으로 반도체를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2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파운드리도 2㎚ 공정을 본격 가동한다. 삼성전자는 “2㎚ 1세대 공정의 신뢰성 평가를 완료, 2분기 양산 투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는 아직 양산 사례가 없는 최첨단 공정으로, 삼성전자가 2분기 가동시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TSMC 및 인텔 등 경쟁사와의 고객 확보전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회사는 “수율 개선과 안정화로 2㎚ 2세대 수주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5조9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등 중소형은 계절적 비수기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반면 대형 디스플레이는 주요 고객사의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모니터 신제품 출시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 중소형 실적 성장은 보수적으로 전망했지만, 대형은 게이밍 모니터 수요 확대를 기대했다.
삼성전자 DS부문 분기별 실적
삼성디스플레이 분기별 실적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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