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구자윤 기자
“줄 똑바로 서세요!” “정확하게 안내를 해달라고요!”
SK텔레콤이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역 일대 SKT 대리점인 T월드 PS&M 뱅뱅사거리점 앞에는 1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이른 아침인 8시께부터 매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유심 하나를 받기 위해 오픈런이 벌어진 것이다.
이 중 맨 앞에 선 70대 유모씨는 “늦게 오면 혹시나 못 받을까봐 아침 7시 30분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며 “유심을 교체하지 않으면 내 정보가 털릴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30년 이상 SKT 장기고객이라는 50대 최모씨는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기에 자칫하면 내 전 재산이 다 털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코로나 때 마스크 받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건지 모르겠고, 대응 과정에서 SKT가 기존 고객을 우대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진=구자윤 기자
SKT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무심 교체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밝히면서 혼란은 가중됐다. 아침 일찍 줄을 선 이들조차 불안감에 일단 예약 시스템에 접속해 개인정보를 입력하면서도 유심을 받을 수 있을지 불안감이 커졌다.
이후 오전 10시가 되자마자 대리점 문이 열면서 직원이 나왔으나 한동안 소란이 이어졌다. 직원은 유심 교체 예약 사이트 안내 QR 코드를 보이면서 “저희도 사이트가 먹통이 돼서 볼 수는 없다”며 “지금 계속 대기할 수 없는 분들은 예약 사이트 QR를 찍어달라”고 외쳤다.
이에 “직장인들이 계속 줄 설 수 없지 않냐”, “이렇게 난리를 쳤는데 빨리 문을 열었어야 했다”, “줄 똑바로 서라”, “정확히 안내해달라” 등의 원성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 간 실랑이가 붙기도 했다.
사진=구자윤 기자
결국 매장 오픈 10여분 만에 고객들이 입장을 시작했으나 이 대리점에 준비된 유심 초도 물량은 100개. 이에 한 대리점 직원이 줄 선 고객들에게 “여기서부터는 더 받으실 수 없다”고 안내하자 “이렇게 왔는데 이러는 게 어딨냐”며 사람들의 반발이 빗발쳤다.
결국 나머지 줄을 섰던 사람들은 예약만 하고 발길을 돌렸지만 이후에도 계속 유심 교체를 문의하는 이용자들이 매장을 방문했다.
SK텔레콤은 현재 약 100만개의 유심을 보유하고 있고 다음 달 말까지 약 500만개의 유심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지만, SK텔레콤 가입자(2300만명)와 이 회사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187만명)를 합해 교체 대상자가 모두 2500만명에 달해 물량 부족에 따른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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