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서 마지막 콘서트
“가요 생활을 오래 하며 고난도 많았지만 지금 정말 행복하다. 팬 여러분께 은혜를 입은 한 사람으로서 그 은혜에 어떻게 감읍하게 말씀드려야 할지, 감사하다는 말씀 외에는 더 보탤 게 없다.”
이미자(사진)가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마지막 콘서트 ‘전통 가요 헌정 공연-맥(脈)을 이음’에서 66년의 가수 인생을 되돌아보며 이같은 소회를 밝혔다.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이미자는 굴곡진 현대사를 노래로 대변해 왔다.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등 히트곡을 포함해 음반 500여장, 2000여곡 이상을 발표한 한국대중음악사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미자는 “걸어온 길이 굉장히 어려웠다. 외롭고 고달픈 일이 많았다”면서 “전통 가요를 어떻게 끝까지 지켜야 할지, 나의 대(代)가 끝나면 이 전통 가요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을 때 마음이 굉장히 외로웠다”고도 털어놨다.
이날 공연에서 이미자는 첫곡으로 ‘노래는 나의 인생’을 선택했다. 후배 가수 주현미, 조항조, 김용빈, 정서주와 함께 노래를 마치자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미자는 데뷔곡 ‘열아홉 순정’을 비롯해 ‘황혼의 부르스’ ‘기러기 아빠’ 등을 여전히 흔들림없는 목소리로, 절절하게 불렀다.
후배 가수들이 ‘흑산도 아가씨’ ‘여로’ ‘황포돛대’ 등 이미자의 대표곡을 부르는 순서도 있었다. 이미자는 “전통 가요를 잘 부를 수 있는 가수는 발라드나 가곡 등 다른 분야의 곡도 충분히 부를 수 있다”며 “정말 애절한 마음으로 노래하지 않으면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다”는 당부를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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