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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갱년기가 뭔지도 잘 몰라요. 사춘기 같은 거냐고 되묻는데, 대꾸할 말이 없었죠(50대 주부 A씨).”

A씨는 갱년기 시절을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 남편으로부터, 아들들로부터도 제대로 도움받지 못한 채 힘든 시절을 보냈기 때문. 그는 “딸이 있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참 부러웠다”며 “열이 심하게 나고 잠도 잘 못 잤는데 혼자 끙끙 앓았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갱년기 여성은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겪게 된다. 불면증 등 수면의 질이 저하되는 것도 흔히 겪는 대표 증상 중 하나. 실제 갱년기에선 수면의 질이나 수면 시간 등이 뚜렷하게 악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할 경우 전문가 상담 등을 통해 호르몬 치료 등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수면 질 저하는 우울, 불안, 기분 장애, 인지 기능 저하 뿐 아니라, 심혈관 및 대사 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강북삼성병원 제공]

최근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원장 신현철) 산부인과 김계현 교수, 헬스케어데이터센터 류승호 교수, 코호트연구소 장유수 교수, 장윤영 박사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를 방문한 42~52세 여성 약 5000명을 대상으로, 2023년까지 수면의 질을 반복 측정해 폐경 이행기에 따른 수면 질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폐경 단계를 ▷폐경 전 ▷폐경 이행 전기 ▷폐경 이행 후기(최근 1년 이내에 60일 이상 무월경을 한 차례 이상 경험한 경우) ▷폐경 후(최근 1년간 월경이 전혀 없었던 경우) 등 4단계로 구분했다.

이후 국제 표준화된 수면 평가 지표인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PSQI)를 활용, 단계별 수면 질 변화를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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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연령의 영향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폐경 이행 후기부턴 수면 질, 수면에 드는 시간, 수면 중 각성 빈도 등이 뚜렷하게 악화되는 양상이 확인됐다.

김계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갱년기 여성들의 수면 건강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수면 질 저하에 대비하려면,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유지하고, 조용하고 어두운 수면 환경 조성해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조언이다.

또, 오후 및 저녁 시간 카페인과 음주 피하기, 잠들기 전 스마트폰이나 TV 사용 줄이기,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명상 등으로 긴장 풀기 등도 도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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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런 방법에도 불구하고 수면 문제가 지속된다면, 전문가 상담을 통해 호르몬 치료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갱년기 여성 만성질환 위험 요인 규명을 위한 전향적 연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지난 1월 국제 정신건강 분야 학술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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