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규 신 갤러리 대표 인터뷰
KAIST 미술관서 아시아 최초
개인 컬렉션 ‘명작의 금고’ 전시
“과학에 AI 접목, 위작판별 가능”
신흥규 대표가 KAIST 미술관에서 열리는 ‘명작의 금고’ 특별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호준 사진작가 제공
“공학적 사고에 예술이 끼어들 때, 창의성과 상상력은 더욱 자유롭게 숨 쉴 수 있습니다”
뉴욕 현대미술계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온 ‘신 갤러리(Shin Gallery)’의 설립자인 신흥규 대표.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밝힌 그의 꿈은 다소 엉뚱하다. 화성(火星)에 미술관을 만드는 것이다. 영 불가능할 것 같지만, 예술의 경계를 넘는 거침없는 시도를 해온 그의 ‘안목’을 생각해 보면 일면 수긍이 가는 꿈이기도 하다.
신 대표는 “인상주의, 큐비즘, 야수파, 초현실주의 등 지구를 대표하는 미술사와 달리 화성 시대가 열리면 그곳에 맞는 새로운 미술이 필요해 질 것”이라며 “작가들과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을 건강하도록 자극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18세기 고전부터 현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작품들을 거래·소장·전시하며 1990년생이라는 젊은 나이에 전 세계 예술계에서 입지를 다진 인물이다.
틀을 깨는 도전으로 미술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신 대표가 이번엔 예술과 과학의 협업을 시도했다. KAIST 미술관에서 아시아 최초의 개인 컬렉션 전시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미술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넘어, 과학기술 중심 기관인 KAIST와 협업을 통해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넘는 새로운 실험의 장이 될 예정이다.
이번 KAIST에서 선보이는 ‘명작의 금고’는 전통적인 갤러리 전시의 틀을 과감히 벗어난다. 자신의 아파트와 아트 스토리지를 미술관 내부에 그대로 재현했다. 관람객들은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삶의 풍경’ 속으로 초대받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 대표는 “이 전시가 누군가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떨림을 남겼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했다.
과학을 접목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도 밝혔다. 특히 과학기술을 활용해 미술복원과 작품의 진위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신 대표는 “KAIST의 많은 교수님들과 만나 협업을 다양한 논의를 하고 싶다”며 “탄소연대측정, 엑스레이 촬영 등 기존 과학기술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시키면 더 많은 예술작품의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복잡한 과학적 사고 속에서도 “예술과 더불어 사는 삶”을 꿈꾼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은 하나의 해답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라며 이번 KAIST 미술관 전시가 예술과 과학,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미국 델라웨어대에서 미술사와 복원학을 전공한 신 대표는 2013년 뉴욕 맨해튼에 신 갤러리를 설립한 이래, 갤러리스트, 큐레이터, 미술작품 컬렉터로서 활약하며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지금까지 150회 이상의 전시를 기획하고, 300여 점에 달하는 소장 작품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테이트,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 휘트니 미술관, 뉴욕 현대 미술관, 쿤스트뮤지엄 바젤, 반 고흐 재단, 베니스 비엔날레 등 세계적인 기관과 행사에 대여했다. 이는 신 대표의 안목과 전문성이 국제 미술계에서 얼마나 깊이 신뢰받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구본혁 기자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