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한화, 황영묵 결승 홈런에 힘입어 LG 잡고 4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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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 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 황영묵이 역전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가 대타 황영묵의 짜릿한 역전 홈런에 힘입어 '선두' LG 트윈스를 잡았다.
한화는 4월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황영묵의 역전 투런포와 문현빈의 쐐기 솔로포를 앞세워 LG를 5-2로 제압하며 4연승을 질주했다.
3위 한화는 이날 무승부를 기록한 2위 삼성 라이온즈에 승차 없이 따라붙었고, LG를 1.5경기 차로 추격하며 본격적으로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반면에 '절대 1강'으로 꼽히던 LG는 올 시즌 처음으로 4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선두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진격의 한화, 류현진 호투에 홈런포로 역전승
한화 류현진과 LG 요니 치리노스가 선발 대결을 펼친 이날 경기에서 한화가 선취점을 뽑았다. 한화는 2회말 선두타자 노시환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채은성이 홈런성 타구를 날렸으나 LG 중견수 박해민이 외야 담장을 타고 올라가 잡아내는 호수비에 아쉽게 잡히고 말았다.
그러나 한화의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후속 타자 이진영의 우전 안타로 노시환을 3루까지 보낸 한화는 이도윤의 내야 땅볼에 노시환이 홈을 밟으면서 1-0으로 앞서 나갔다.
끌려가던 LG는 5회초 박동원이 류현진의 시속 145㎞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1-1 동점을 만들었고, 7회초에는 선두타자 오스틴 딘을 시작으로 문보경, 김현수까지 중심 타선이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2-1 역전에 성공했다.
한화는 홈런포로 전세를 뒤집었다. 7회말 선두 타자 이진영의 중전 안타와 이도윤의 희생번트로 이어간 1사 2루에서 한화 김경문 감독은 황영묵을 대타로 세웠다. 황영묵은 구원 등판한 LG 김진성을 상대로 대전구장 명물인 우측 담장 '몬스터 월'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터뜨리며 단번에 3-2로 재역전했다.
기세가 오른 한화는 8회말 문현빈의 솔로포와 대타 허인서의 2루타로 2점을 보태면서 5-2로 달아났다. 한화는 류현진에 이어 한승혁, 김서현을 차례로 투입해 LG의 반격을 틀어막으면서 승리를 지켰다.
류현진은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1패)째를 거뒀다. 99개의 공으로 7이닝을 막아내는 효율적인 투구를 펼쳤고, 특히 2회에는 김현수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KBO리그 역대 11번째로 14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까지 달성했다.
'몬스터 월' 넘긴 황영묵, 짜릿한 시즌 첫 홈런
이날 한화 승리의 주인공은 단연 황영묵이었다. 한화가 역전을 당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7회말 대타로 나선 황영묵은 김진성의 포크볼을 공략하면서 자신의 시즌 첫 홈런을 역전 투런포로 장식했다.
올 시즌 부진했던 황영묵이기에 결정적인 상황에서 그를 대타로 내세운 김경문 감독의 승부사 감각과, 담대한 타격으로 기대에 보답한 황영묵의 해결사 기질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황영묵의 야구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 같다. 고교 시절 괜찮은 타격을 보였으나 프로 구단들은 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2018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결국 지명을 받지 못해 대학에 진학했으나 곧바로 중퇴하고 독립리그를 전전했다.
그러나 뛰어난 실력은 언젠가 결국 드러나기 마련이었다. 2022년 연천 미라클에서 독립리그를 '평정'하는 활약을 펼쳤고, 야구 예능 <청춘야구단>과 <최강야구>에도 잇달아 출연하면서 주목받았다.
마침내 2024년 신인 드래프트에 다시 도전해 한화의 지명을 받으며 그토록 원했던 프로 입단의 꿈을 이룬 황영묵은 데뷔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며 123경기를 뛰었고 타율 0.301 105안타 출루율 0.365로 성공적인 활약을 펼쳤다. 연봉도 3천만 원에서 8천300만 원으로 크게 오르며 제2의 야구 인생을 활짝 열어젖혔다.
이런 활약에도 주전 자리는 쉽게 잡히지 않았다. 1루수로 옮겼던 안치홍이 2루수로 돌아왔고, 한화가 4년 50억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유격수 심우준을 영입하면서 황영묵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 부담 탓인지 황영묵은 올 시즌 1할대 타율로 부진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은 오히려 황영묵에게 동기부여가 됐고, 김경문 감독은 안치홍과 심우준의 백업으로 꾸준히 기회를 줬다. 그리고 황영묵은 이날 승리를 이끄는 역전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독립리그 신화'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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