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제안으로 安 지역구 판교에서 진행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5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미래를 여는 단비토크, Ai 기술패권시대 대한민국 미래를 말하다'에서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힘 대통령 경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인공지능(AI)·반도체 등 과학 현안을 두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정치권 ‘앙숙’이던 두 후보가 AI·과학기술을 공통분모로 정책 연대를 모색하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안 후보와 이 후보는 25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역 1번 출구 앞 광장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번 토론회는 이 후보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판교는 안 후보의 지역구다. 두 후보는 토론 시작 전 서로 포옹하며 친밀한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두 후보는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서울 노원병에서 소속 정당을 달리해 맞붙은 것을 시작으로 정치권에서 줄곧 악연으로 통했다.
안 후보는 “한국도 자체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며 “각 국가마다 문화가 다르기에 하나의 AI 모델이 모든 국가의 문화를 반영해 답을 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후보도 “우리만의 AI 모델을 개발해 어떤 산업 분야에 활용할 지, 고민도 세심하게 해야된다고 본다”며 찬성의 뜻을 밝혔다.
두 후보는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이 후보는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학습시켜 AI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현대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기록물 같은 과거 데이터까지 모아 AI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같은 의견을 냈다. 두 후보는 중국, 대만 등에 패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AI 특화형 반도체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글로벌 AI·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공계 출신인 두 후보가 다른 대권 주자들과의 차별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번 토론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주요 보안 기업인 ‘안랩’ 창업자인 안 후보와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이 후보가 관련 논의에서 다른 대선 후보보다 주도권을 쥐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또 이 자리에서 대선 공약으로 AI 세계 3강 진입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 인재 100만명 양성,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 5%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최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같은 과학기술에 대한 아무런 이해가 없는 사람들이 말을 할 때마다, 안 의원이 적절한 지적과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게 된다”며 호응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사회는 국내 생성형 AI 전문 기업 포티투마루 김동환 대표가 맡았다. 현장에는 두 후보 지지자와 판교 일대에 근무하는 직장인 100여 명이 모여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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