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심 정보 해킹 피해에
KT, 유심보호서비스 안내
삼성도 유심 보호 조치 당부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가입자 유심(USIM) 정보 유출로 곤욕을 치르자 KT도 유심보호서비스를 안내하는 공지글과 팝업 창을 띄우며 대응에 나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마이 케이티'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할 경우 첫 화면에서 '타사 유심정보 유출 관련 안내' 공지로 연결되는 팝업 창을 띄워 "타사 유심 정보 유출과 관련해 안내드린다"며 "그간 KT는 유심정보 암호화, 방화벽 강화 등 고객 정보 보안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비정상적인 기기 변경 시도는 실시간 모니터링해 차단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안전 조치를 원하는 고객분들을 위해 무료 부가서비스인 '유심보호서비스'를 안내드린다"고 했다. KT는 마이 케이티 첫 화면 최상단 가입자명 하단에 '유심 정보 무료로 보호하세요!'라는 문구를 누르면 유심보호서비스 간편가입이 이뤄지는 페이지로 넘어가도록 조치했다. 이 페이지에선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해외로밍을 이용할 수 없다는 안내창이 함께 표시된다.
KT는 "(유심보호서비스는) 내가 사용하고 있는 유심을 다른 단말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막는 서비스"라며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면 '음성로밍 완전차단(무료)', '데이터로밍 완전차단(무료)'에 자동 가입된다"고 했다. 해외로밍을 이용할 땐 유심보호서비스를 해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유심 정보를 도용해 복제한 다음 금융정보에 접근해 금전적 피해를 입히는 해킹 수법 '심 스와핑' 우려가 커졌다.
주요 기업도 피해 방지에 나선 상황. 삼성전자는 전날 임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SK텔레콤의 유심보호서비스를 신청하거나 유심을 교체하라"며 "유심보호서비스 신청 시 해외로밍이 불가능하니 출장 등으로 해외 방문 시 서비스를 해제하고 유심 교체 시에는 모바일 사원증을 재발급해야 한다"고 알렸다.
일부 계열사에선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권고하다 '전원 유심 교체'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이날 모든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 무료 교체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유심을 교체한 경우 비용을 환급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또한 연내 유심보호서비스를 가입하더라도 해외로밍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개선할 계획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날 언론설명회에 직접 나와 "고객의 소중한 정보를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는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저를 비롯한 SK텔레콤 임직원 모두가 깊은 유감과 책임 느끼고 있다"며 4차례에 걸쳐 고개 숙여 사과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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