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게임사 15곳 직원규모 분석
고용한파 속 넥슨·크래프톤 채용↑
911명이 사라졌다. 비즈워치가 15개 상장 게임사(넥슨게임즈·크래프톤·넷마블·NHN·엔씨소프트·위메이드·카카오게임즈·컴투스·더블유게임즈·네오위즈·펄어비스·웹젠·컴투스홀딩스·위메이드플레이·엠게임)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 규모를 파악한 결과 총 1만4446명으로 전년동기대비 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2곳은 감소했고 3곳만 증가했다. 이에 따라 15개사의 연간 급여총액은 1조3519억원으로 같은 기간 6.1% 줄어들었다. 게임사들은 이렇게 884억원을 아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대규모 채용을 하는 기조가 사라졌고 작년에 유난히 인력 감소가 많은 경우도 있었다"며 "그렇다고 채용을 아예 추진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명 한명을 신중하게 뽑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허리띠 조여…봄날은 온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업계에서 인력 감소가 가장 두드러졌다. 직원수가 지난해 말 기준 3832명으로 한해 전 5023명에 견줘 23.7% 줄었다. 기간제 근로자는 기존 207명에서 100명으로 절반가량이 증발했다. 지난해 연간급여총액도 4138억원으로 전년대비 23.2% 줄었다.
엔씨는 오래된 캐시카우 '리니지 시리즈'가 여전히 견조하지만 예전 같은 성장성을 보이지 않으면서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578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092억원을 기록해 상장 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엔씨는 경영 효율화, 신작 게임 출시와 함께 인공지능(AI) 신사업 등으로 성장동력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넷마블 직원수는 752명으로 전년 831명 대비 9.5% 줄었다. 급여총액은 606억원으로 같은 기간 3.3% 줄었다. 넷마블이 허리띠를 졸라맨 효과는 있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6% 증가한 2조6638억원, 영업이익은 2156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는 등 2년간 이어진 적자를 극복했다.
다만 넷마블은 비상장 계열사가 28곳에 달해 계열사마다 사정이 제각각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력 개발사 '넷마블네오'는 2023년 549명에서 지난해 647명으로 17.8% 늘었고, 넷마블엔투는 전년과 동일한 585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세븐나이츠로 유명한 넷마블넥서스는 306명에서 263명으로 14.1%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도 전년과 비슷한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HN은 직원수가 893명으로 전년도(899명)와 큰 차이가 없었다. 연간 급여총액은 761억원으로 전년도(725억원) 대비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NHN의 사업이 대부분 성장하며 연매출 2조4561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찍었으나 '티메프 사태' 영향으로 영업손실 326억원을 기록하며 명암이 교차했다. 고용 규모는 보수적 기조를 취했으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적 역량을 키우는 노력은 지속했다고 볼 수 있다. NHN 관계자는 급여총액 증가 배경에 대해 "임직원 연봉 상승과 게임사업 부문의 인센티브 지급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직원수 542명으로 전년 611명 대비 11.3% 감소했다. 기간제 근로자를 기존 31명에서 12명으로 큰폭 줄였다. 반면 연간 급여총액은 623억원으로 전년 539억원 대비 증가했다.'C레벨'로 불리는 임원들이 퇴사하면서 스톡옵션을 행사한 영향이 크다. 장현국 전 대표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107억원에 달했고, 송모헌 전 최고운영책임자도 50억원가량을 받았다. 회사 측은 "지난해 사업재편의 영향이 다소 있었으나, 현재는 채용 여력이 충분해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게임즈 직원수는 474명으로 전년 459명 대비 3.2% 줄었다. 이 회사의 기간제 인력은 34명으로 기존 22명에서 54.5% 증가했다. 연간 급여총액은 437억원으로 전년 474억원 대비 7.8% 감소했다. 급여 감소폭이 인력 추이 대비 가파른 이유는 스톡옵션 행사의 역기저효과이며 경력 채용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컴투스의 직원수는 1471명으로 전년 1509명 대비 2.5% 감소했다. 기간제 인력은 115명으로 전년 108명 대비 6.5% 증가했다. 급여총액은 1189억원으로 전년 1218억원 대비 2.4% 줄었다. 지난해 컴투스는 2년 연속의 적자 늪에서 벗어났고 올해는 글로벌 히트작 '서머너즈워'뿐 아니라 스테디셀러 야구 게임 등 기존작과 퍼블리싱 신작으로 도약을 꿈꾼다. 컴투스 관계자는 "올해도 작년과 비슷하게 효율적으로 인력을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오위즈는 968명으로 전년 1038명 대비 6.7% 감소했다. 이 회사도 기간제 근로자가 20명에서 31명으로 늘었다. 연간 급여총액은 831억원으로 전년 867억원 대비 4.2% 줄었다. 네오위즈의 지난해 매출은 3669억원으로 전년도와 비슷했는데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32억원으로 전년대비 5.3% 늘었다. 보수적 고용정책을 유지한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게임 시장 전반적 분위기가 낙관적이지 않고 내부적으로 대형신작 출시 주기가 길어지고 있어 인력 운용을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며 "대규모 채용보다는 개발자 등 핵심직무 위주로 유연하게 채용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펄어비스는 697명으로 전년도(700명)와 비슷했다. 기간제 인력은 기존 48명에서 58명으로 늘어났다. 연간 급여총액은 706억원으로 전년 745억원 대비 5.2% 줄었다. 펄어비스는 장기간 신작부재의 터널을 지나고 있으나, 연말에 붉은사막을 선보일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인력 운용은 보수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웹젠 직원수도 473명으로 전년도(479명)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기간제 인력은 2명에서 14명으로 늘어났다. 연간 급여총액은 382억원으로 전년 357억원 대비 7.0% 증가했다. 웹젠은 지난해 매출이 9.4% 성장한 2147억원, 영업이익도 9.3% 늘어난 545억원을 기록한 만큼 올해는 신작과 함께 성장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웹젠 관계자는 "지난해 인력 규모는 자연증감범위 수준"이라며 "최근 공채를 공고하는 등 인력의 인위적 감소는 없고 보수적 기조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컴투스홀딩스는 157명으로 전년 152명 대비 소폭이나마 증가했고 연간급여총액도 115억원으로 전년 113억원 대비 늘었다. 컴투스홀딩스 관계자는 "큰 변화는 없었다"며 "사업부문별로 필요한 인재가 있을 때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추이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위메이드플레이의 경우 212명으로 전년 248명 대비 14.5% 감소했다. 연간 급여총액도 132억원으로 148억원 대비 10.8%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 관점에서 허리띠를 단단히 매고 신작 준비에 몰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엠게임은 219명으로 전년도(216명)와 비슷했다. 연간급여총액은 141억원으로 전년 126억원 대비 11.9% 늘어났다. 이 회사는 다른 게임사들과 다르게 기간제 인력이 한명도 없다. 엠게임 관계자는 "감소할 인력이 없을 정도로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업에 따라 필요한 인력을 배치하고, 필요하면 신규 채용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게임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서 비용 통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도 사업은 해야 하고 신작도 내놓고 수익을 창출해야 하고 미래 또한 대비해야해 효율적 인력 운용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9332명에게 연봉 1조3500억원 주는 넥슨…배그로 세계제패한 크래프톤도 '여름'
게임 업계 전반에 보수적 채용기조가 확산했으나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곳도 있다. 모든 인력을 자사에서 키워낼 여름의 기세 속에 사는 곳은 '맏형' 넥슨이다.
넥슨그룹 계열 넥슨게임즈는 지난해 매출이 2561억원, 영업이익 387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2%, 222% 증가하면서 직원수도 같은기간 1259명에서 15.9% 증가한 1459명으로 집계됐다. 연간 급여총액은 1274억원으로 전년대비 19.4% 증가했다. 넷게임즈와 넥슨지티가 2022년 3월31일 합병하면서 탄생한 넥슨게임즈는 꾸준한 신작 게임 출시를 통한 외형 성장뿐 아니라 인력 확보 등 내실 강화를 거듭해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넥슨그룹 인력 규모는 더 어마어마하다. 지난해 말 기준 무려 9332명에 달했다. 전년 8231명 대비 13.4% 증가하면서 곧 1만명을 돌파할 기세다. 연간 급여총액은 1조3501억원(1502억6000만엔·연간환율기준)으로 전년 1조1141억원(1119억5000만엔) 대비 21.2% 늘어났다.
지난해 넥슨의 성장성은 눈부셨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FC' 등 대표 게임 3종이 선전하면서다. 이에 따라 넥슨 매출액은 게임업계 최초로 4조원을 돌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 감소한 1조115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경영상 문제가 아니라 대규모 인센티브 지급에 따른 것이다.
'배틀그라운드'로 세계적 인기를 모은 크래프톤의 지난해 직원수는 1903명으로 전년 1579명 대비 20.5% 증가했다. 급여총액도 1829억원으로 전년 1769억원 대비 3.4% 늘었다. 기간제 근로자는 170명으로 전년도(80명)에 비해 큰 폭 늘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기업지배구조상의 전체인원 기준으로도 직원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크래프톤 전체인원은 2021년 2683명, 2022년 2873명, 2023년 2971명, 2024년 3505명에 달했고, 올해 3월말 기준 3551명"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사 더블유게임즈의 인력도 지난해 말 기준 394명으로 한해 전 352명과 비교해 11.9% 늘어났다. 연간 급여총액도 355억원으로 전년 285억원 대비 24.6% 증가했다. 더블유게임즈 관계자는 "올해 인력규모도 유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국내는 이처럼 보수적으로 가지만, 글로벌 캐주얼 게임사 인수를 통한 해외인력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비상장 게임사 중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경우 별도 기준 1297명으로 전년 1319명 대비 1.7%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비용 항목 중 종업원 급여 총액은 약 1719억원으로 전년대비 1.4% 증가했다. 그러나 주력 계열사들은 인력이 증가했다. '로스트아크'를 개발한 스마일게이트알피지는 737명으로 전년 694명 대비 6.2% 증가했고, 대표작 '크로스파이어' 개발사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도 996명으로 전년 987명 대비 0.9% 늘어났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146억원으로 게임 업계 3위(크래프톤 1조1825억원, 넥슨 1조1157억원)에 오른 바 있다. 특히 회사 성장성을 가늠하는 매출의 경우 '빅5'에 바짝 다가섰다. 넥슨(4조91억원), 크래프톤(2조7098억원), 넷마블(2조6638억원), NHN(2조4561억원), 엔씨소프트(1조5781억원)에 이어 6위에 해당하는 게임사 답게 미래를 위한 인력 확보가 핵심 개발사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규 프로젝트 인원은 상시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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