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에 나선 이재명(왼쪽부터), 김동연, 김경수 예비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오마이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마이TV 초청 토론회 시작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3일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를 두고 이견을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당선되면 한·미 통상협상과 민생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우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후보는 ‘비상경제 대책회의’ 출범을, 김경수 후보는 정책공약에 따른 ‘5개년 계획’ 수립을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유튜브 채널 <오마이TV>에서 진행된 경선 두 번째 토론회에서 ‘취임 뒤 100일 동안의 최우선 과제’를 묻는 김동연 후보의 질문에 “인수위가 없기에 지금 단계도 상당 부분 준비를 하고 있다”며 “(우선순위를) 딱 정한 것은 아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한·미 통상협상이고, 또 하나는 내수 진작을 위한 긴급조치”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경제 문제에서 가장 먼저 할 조치’를 묻는 김 후보의 질문에는 “기업들의 수출 상황은 자체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테니, 힘없는 서민들이 당장 살아나갈 민생 추경부터 챙겨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정부의 12조 규모 추경이 민생 대응에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여온 만큼, 집권시 ‘2차 추경’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 후보는 개헌을 두고는 “그렇게 시급하게 해야하는지 의문”이라며 “국민들 먹고사는 문제에 직결된 것도 아니고 좀 천천히 해도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적 영역에서 해야 할 일이라면 야당이랑 많이 만나야 하지 않겠나”라며 “우리가 극복해야 할 것은 국민 분열과 통합같은 큰 과제이니, 야당이든 전문가든 만나 토론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후보는 집권 시 첫 과제로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대책 회의를 만들어야 한다”며 “(취임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관세를 놓고 바로 만나자, 만나기까지 관세 유예 조치를 하자(고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경에 대해서는 “(대선 전까지) 정리된다면 2차 추경을 하고, 그렇지 않다면 (차기 정부에서) 대폭 추경을 푸는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필요한 추경 규모로는 50조원을 제시했다.
그는 개헌을 천천히 해도 된다는 이 후보의 입장에 대해서는 “임기 첫 100일이 제7공화국을 여는 기간으로 대단히 중요하다”며 “개헌을 천천히 시간을 두고 하겠다거니 하는 것은 자칫 ‘임기 내에 안하겠다’는 말로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는 “(집권하면) 문재인 정부 출범 때처럼 대통령 인수위원회를 대신할 수 있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같은 기구를 구성해 5개년 계획을 빨리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내란 세력과 동거하는 정치 세력과는 당장 논의에 착수하기 어렵다”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결별해야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선 남북관계 정상화도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이 후보는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강력한 국방력으로 안보를 튼튼하게 해야 되는 건 기본이고, 그 위 대화와 협력의 기회를 늘려나가야 한다. 소위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잘 배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연 후보는 남북 관계의 주체성 강화, 북미 대화 지원, 남북 간 핫라인 구축을 강조했다. 김경수 후보는 남북 핫라인 구축과 함께 9·19 군사합의 등의 복원, 통일부의 ‘평화협력부’ 확대 전환 등을 제시했다.
이 후보의 대표 정책인 ‘기본사회’도 언급됐다. 이 후보는 “(기본사회를) 포기한 건 아니다”며 “당장 할 수도, 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연 후보는 “(기본사회는) 좀 성급하다”라며 “나는 기본소득과 대응되는 ‘기회소득’을 주장했다. 가치를 창출하는 분들에게 제한적·한시적으로 주는 지원(소득)을 통해 근로 의욕을 고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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