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금 내역 캡처·KISA 로고까지…전문적으로 꾸며진 '바람잡이' 각본
"저도 환급 가능할까요?" 관심 보이자 신분증·지갑 개설비 요구
[그래픽]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최근 A씨는 '가상자산 사기피해에 대한 환급을 도와준다'는 말을 듣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초대됐다.
방 이름은 '가상자산 피해자 모임'이었고, 내부에는 자신처럼 피해를 입었다는 여러 명이 활동 중인 것처럼 보였다. 방에서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요원'을 알고 있다는 인물이 등장해 가상자산 추적 기술을 보유한 KISA 요원이 현재 피해를 추적 중이라며 신뢰를 유도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방에 있던 한 계정이 "환급금을 받았다"며 계좌 입금 내역을 공유했고, 이를 본 피해자는 "혹시 저도 환급이 가능한가요?"라며 관심을 보이게 됐다. 그러자 곧바로 KISA 로고가 박힌 가상의 인물이 메시지를 보내와 신분증을 요구하고, 환급을 위해선 가상자산 지갑이 필요하며 개설 수수료로 100만원이 든다고 안내했다.
최근 이처럼 KISA를 사칭한 금전 탈취 시도가 발생해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2일 KISA에 따르면 해당 범죄자들은 피해자를 '가상자산 피해자 모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초대해 'KISA 요원'을 통해 가상자산 피해액 환급이 가능하다고 접근한다.
이 과정에서 'KISA가 가상자산 추적 솔루션을 개발했다'는 실제 보도자료를 근거로 제시해 피해자들의 경계심을 무너뜨린다. 심지어 '이미 환급을 받았다'는 가짜 계좌 인증 캡처 화면을 보여주거나, 가짜 대화 내용을 보여주며 피해자의 경계심을 낮춘다.
이후 '환급 절차'를 이유로 별도의 가상자산 지갑 개설을 요구하며, 수수료 명목으로 100만원을 갈취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피해 구제를 위한 신원 확인을 이유로 신분증, 여권, 운전면허증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KISA 사칭 문자 (사진=KSI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ISA는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의심스러운 대화방이나 메시지에 대한 신속한 신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에서 사기 의심 계정을 발견한 경우, 채팅방 상단의 '신고' 버튼을 누른 뒤 해당 메시지를 선택하고 '신고하기'를 통해 사유를 선택 후 접수하면 된다. 이후에는 즉시 채팅방을 나오는 것이 권장된다.
아울러 스미싱 문자는 스마트폰 문자 수신 화면에서 '스팸으로 신고' 기능을 활용하거나, 범정부 보이스피싱통합신고대응센터의 '스미싱 문자메시지 차단 신고하기' 기능을 통해 신고할 수 있다. 또 카카오톡 채널인 '보호나라'의 '스미싱 확인서비스'를 이용하면 해당 메시지의 악성 여부를 판별할 수 있어 사전 예방에 효과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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