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제외 투자·지주사업 전담법인 탄생
빗썸이 가상자산 거래소는 독립시키고 다른 사업을 총괄하는 신설법인을 설립하는 인적분할을 재추진한다. 빗썸이 이번 분할로 운영 투명성과 효율을 높이는 것과 별개로 사업 기반이 약한 신설법인이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빗썸은 22일 인적분할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분할기일을 7월말로 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존속법인 빗썸과 신설법인 '빗썸에이(가칭)'의 분할 비율은 56 대 44이다.
지난해 초에도 빗썸은 인적분할을 추진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빗썸은 이번과 동일한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했다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대응을 위해 분할 계획을 연기했다.
인적분할로 새로 만들어지는 빗썸에이는 주로 지주사업과 투자사업을 맡는다. 현재 자회사와 빗썸이 영위 중인 사업을 모두 포괄한다. 사업 목적으로 전자상거래에 의한 금융업, 부동산 개발·임대업, 종합관광 휴양지 개발과 시설 운영업 등을 포함했다.
빗썸에이는 자본금이 100억원에 달하고 자본총계도 6000억원대의 거대한 회사다. 다만 아직 시장에서 성과를 내거나 독자적 입지를 구축한 자회사가 드물어 이 회사가 빗썸의 또 다른 한 축으로 자리잡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아시아에스테이트, 아이씨비앤코, 빗썸파트너스, 반장프렌즈 등 자회사들의 실적은 신통치 않다. 이중 베트남 부동산 사업을 하는 아시아에스테이트는 지난해 41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아이씨비앤코는 1억원도 안 되는 순이익을 냈다.
이렇게 분할 후 빗썸에이의 매출액을 따져 보면 지난해 기준 152억원으로 존속법인 빗썸 매출액 4963억원의 3%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빗썸에이의 재무상태는 튼튼한 것으로 파악된다. 자본금은 약 94억원, 자본총계는 6204억원에다 부채가 없어 수년간 손실이 지속돼도 법인 유지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빗썸의 분할에 대해 시장에서는 신설법인이 사업 확장과 매출 증대가 쉽지 않아 거래소 사업만 하는 존속법인과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빗썸이 분할을 통해 신사업을 하는 수천억원대의 신설법인 설립을 추진하지만, 수익이 가상자산 거래소에 쏠린 구조에서 새 법인이 빗썸의 주축으로 자리잡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기업공개(IPO) 목적인지 여유자금으로 신사업 추진 목적인지 이번 분할의 목적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빗썸은 인적분할의 목적을 경영 효율화와 기업가치 제고라고 밝혔다. 빗썸 관계자는 "거래소와 신사업이 각각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춤으로써 기업의 양적, 질적 성장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순 (cy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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