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출신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공단 역사를 담은 연표 앞에 섰다. 1988 서울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념해 1989년 설립된 공단은 올해가 36주년이다. /장련성 기자
지난해 11월 ‘유도 영웅’ 하형주(63)가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공단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념해 1989년 4월에 설립된 준정부기관이다. 스포츠토토, 경륜·경정 사업 등으로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조성해 한국 체육 재정의 98%를 지원한다. 1년 매출액은 8조원가량. 그중 약 2조원을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편성한다. 36년간 누적 20조원가량을 기금으로 조성했다. 취임 5개월을 맞은 그를 공단 창립 36주년(4월 20일)을 맞아 최근 만났다.
-이사장으로 5개월 일해보니 어떤가.
“5개월이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지나갔어요. 공단 상임 감사 시절(2023년 8월~2024년 10월)보다 10배 이상 바쁜 것 같아요. 선수로 15년, 교수로 38년 보냈지만 지금이 가장 어깨가 무겁습니다. 권한만큼 책임도 커서 매사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요.”
-한국 체육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보나.
“엘리트 체육을 하려는 학생 선수가 줄어드는 게 문제입니다. 저출생, 고령화로 선수 풀(pool)은 작아지는데 그나마 있는 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열악해요.(대한체육회 스포츠지원포털 조사 결과 지난 5년간 학교 운동부 선수들은 15% 이상 줄었다.) 부모들이 정말 귀한 자식 운동시키는 거잖아요. 우리도 그만큼 더 귀하게 대해줘야 합니다.”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
“전국 체육 중·고등학교 지원을 강화하고 시설과 환경을 개선해야 합니다. 교육부와 협의해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보겠습니다. 부상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서 어린 나이에 은퇴하는 선수도 많은데 나라에서 치료를 해주는 가칭 ‘국립 스포츠 재활 병원’도 유치하면 좋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3대 체육 단체장이 모두 (올림픽·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채워졌다. (하 이사장 취임 후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패럴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당선됐다.)
“그뿐만 아니라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2008년 베이징 역도)죠. 체육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수장이 된 건 한국 체육에 좋은 기회입니다.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체육 전반에서) 무너진 한국 체육 행정에 대한 신뢰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적기입니다. 우리가 금메달 따려고 쌓은 모든 노력과 경험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고품질’ 상품입니다. 그 경험을 각자 역할에 쏟아붓는다면 한국 스포츠 역시 ‘고품격’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겁니다.”
-두 체육회장들과 자주 소통하나.
“제가 제일 선배라 지난달에 한번 모아서 밥을 샀습니다. 앞으로 적어도 세 달에 한 번 정기 모임을 갖자고 했고, 실무진 교류도 시작했습니다. 한국 체육 발전을 위해서 서로 떠미는 것 없이 먼저 나서서 하되, 일이 겹치지는 않도록 역할을 정리해나갈 겁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역할은 뭔가.
“엘리트 체육뿐 아니라 생활 체육 등 일반 국민을 위한 체육 진흥 사업도 하고 있어요. 제휴 시설에서 운동을 하면 스포츠 용품 구매에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주는 ‘튼튼머니’, 무상으로 체력 측정과 운동 처방을 제공하는 ‘국민체력100′, 장애인과 취약 계층 유·청소년에게 제공하는 ‘스포츠 강좌 이용권’ 사업 등이 있습니다."
-이번 주가 ‘스포츠 주간’이라는데.
“매년 4월 마지막 주는 정부에서 정한 스포츠 주간입니다. 국민들이 스포츠를 즐기고 체육 활동을 하도록 장려하는 거죠. 올해로 63년이 됐는데 이런 게 있는 줄도 많이들 모릅니다. 우리 국민들이 이번 주만큼은 TV나 스마트폰을 잠시 멀리 두고 밖으로 나가서 따뜻한 봄 날씨도 만끽하고 운동을 하며 시원하게 땀 흘려보시길 권합니다.”
☞하형주
경남 진주 출신으로 1984년 LA 올림픽,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남자 유도 95kg 이하급 금메달리스트다. 현역 시절 320㎜에 달하는 발 크기로 ‘왕발’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은퇴 이후엔 모교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24년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으로 헌액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감사를 거쳐 지난해 11월 이사장에 임명됐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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