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억원 들여 부지 매입… 100MW급 하이퍼스케일
SK가스서 전력 공급·LNG 냉열 활용 유리
GPU 6만장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추진
AWS와 파트너 체결 협상 중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SK텔레콤(017670)과 SK브로드밴드가 연산량 기준 국내 최대 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지난 17일 SK케미칼로부터 울산광역시 남구 횡성동 소재 토지 및 건물을 약 283억원에 매수했다. 해당 부지는 SK케미칼이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 내 보유하고 있던 유휴부지로 면적은 19,834㎡(약 6000평)다.
유영상 SKT 대표가 MWC25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사업 고도화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SKT)
매수한 부지는 AI 데이터센터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100메가와트(MW)급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 중에 있다. 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6만 장이 들어가는 규모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3월 스페인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5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 울산 AI 데이터센터가 설립되면 국내 최대 규모 연산량을 자랑하는 시설이 될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는 AI 개발·운영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GPU 등 AI 전용 칩을 중심으로 구성돼 거대언어모델(LLM) 학습, AI 서비스 추론 등 복잡한 AI 데이터 연산에 특화됐다. 현재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요 기준 연산량이 가장 높은 곳은 46MW의 SK브로드밴드의 가산 데이터센터다.
SK텔레콤은 울산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글로벌 1위 클라우드 플랫폼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협력 방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SK그룹 관계자는 “파트너십은 아직 협상 중으로 지금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공개할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일단 이번 부지 확보로 본격화될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울산 미포산단 부지는 SK가스의 LNG 열병합발전소와 인접해 있어 직접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어 입지적으로 우수하다. 또 GPU에서 발산하는 열을 제어하는 데 울산 북항에 건설 중인 코리아에너지터미널과 클린에너지복합단지에서 나오는 LNG 냉열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SK가스는 영하 162도의 LNG 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잉여 냉열을 회수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울산시도 SK그룹의 데이터센터 설립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정부의 ‘분산 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지난해 6월 시행됨에 따라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가 도입됐는데, 울산시는 이 법을 기반으로 2026년부터 시행될 분산 에너지 특화지역(특구) 지정을 추진 중이다. 특구로 선정되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기를 직접 생산하고 거래까지 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에 사용할 전기요금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임유경 (yklim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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