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전암 세포 존재 규명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교모세포종(Glioblastoma)은 가장 공격적이고 예후가 나쁜 대표적 악성 뇌종양이다. 광범위한 뇌 절제술을 포함한 표준 치료 후에도 1년 이내 대부분 재발해 생존률이 낮은 치명적 질환으로 꼽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이 교모세포종에 암세포로 악화하는 가능성을 가진 전암세포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아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연구팀이 교모세포종의 진화와 재발, 치료 저항성의 근원이 되는 ‘전암세포(Precancerous cell)’를 규명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암 돌연변이 기원 세포 (뇌줄기세포)에서 전암세포로 분화되고 이후 교모세포종의 진화와 재발, 종양내 이질성 형성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이 규명됐다. [사진=KAIST]
이정호 교수 연구팀은 2018년 교모세포종이 뇌 깊은 곳에 있는 돌연변이 줄기세포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밝혀낸 바 있다. 네이쳐(Nature)에 게재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암의 씨앗과 같은 ‘전암 세포’가 어디서 유래하는지, 돌연변이 기원 세포가 어떻게 분화되는지를 규명했다. 이 전암 세포가 종양 내 세부 유형의 암세포들을 만들어 암이 재발하는 중심축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찾아냈다.
교모세포종 같은 악성 뇌종양에서는 암세포들이 매우 다양한 형태로 공존하고 각각 치료에 다르게 반응한다. 이를 ‘종양 내 이질성’(intratumoral heterogeneity)이라고 한다.
이 이질성은 교모세포종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종양 내 이질성 현상을 일으키는 뿌리가 전암세포 때문이라는 것을 규명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교모세포종의 전암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암 진화와 재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의 기초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암 세포 자체를 겨냥한 치료에서 벗어나 악성 뇌종양의 근원인 전암 세포를 선제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암의 진화와 재발을 막는 정밀 맞춤형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교원창업기업 소바젠(대표 박철원)은 암 진화와 재발을 억제하는 교모세포종 RNA 치료제 혁신 신약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여성 의사 과학자이자 논문의 단독 제1 저자인 KAIST 의과학대학원 김현정 박사(고려대 의과대학 교수)는 “전암세포는 종양을 더욱 복잡하고 공격적 형태로 진화시키는 ‘암 이질성의 씨앗’과 같은 존재”라며 “이 전암세포를 이해하고 표적화하는 것이 교모세포종을 근본적으로 극복할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논문(논문명: Precancerous cells initiate glioblastoma evolution and contribute to intratumoral heterogeneity)은 암 분야 국제학술지 ‘캔서 디스커버리(Cancer Discovery)’ 4월 16일자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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