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요정굴뚝새의 모습. A Katsis, Flinders University 제공.
새의 노랫소리에 성격이 담겨 있다는 점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암컷과 수컷을 모두 포함해 새의 노랫소리와 성격의 상관관계를 살핀 건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다이앤 콜롬벨리 네그렐 호주 플린더스대 공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새의 노랫소리와 두 가지 성격 특성의 관계를 조사하고 연구 결과를 15일 국제학술지 '영국 왕립 오픈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새의 노래와 성격을 연관 지은 연구는 드물며 특히 암컷을 연구 대상에 포함시킨 건 이번이 최초다.
연구팀은 호주 야생에 사는 작은 조류인 요정굴뚝새를 대상으로 노랫소리의 복잡성과 탐구력, 공격성 등 2가지 성격적 특성의 관계를 살폈다. 요정굴뚝새는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된 소리만 내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노래를 만드는 법을 학습할 수 있는 새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우선 새들의 성격을 측정하기 위해 잠깐 포획을 한 뒤 탐구력과 공격성을 테스트했다. 탐구력을 살펴보기 위해 ‘새로운 환경 테스트’를 진행했다. 동물이 낯선 환경에 놓였을 때 보이는 모습을 관찰하는 테스트다. 탐구력이 강한 새는 친숙하지 않은 공간과 물건들을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모습을 보인다.
공격성 확인의 경우 ‘거울 자극 테스트’를 통해 정량화했다. 거울 자극 테스트는 동물이 거울 속 모습을 관찰하는 모습을 살피는 테스트다. 공격성이 강한 동물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공격하는 특징을 보인다.
성격 검사를 마친 뒤 연구팀은 새들을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내고 몇 달에 걸쳐 각 새들의 노랫소리를 녹음했다. 멜로디, 리듬 등 노래를 구성하는 요소들과 노래당 음절을 살펴 얼마나 복잡한 노래를 만들 수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요정굴뚝새는 성별, 생애 단계와 상관없이 탐구력이 있는 성향을 가졌을 땐 노래에 좀 더 다양한 구성 요소를 담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탐구력이 있는 새는 탐구력이 떨어지는 새보다 노래를 적극적으로 학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구성 요소를 담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공격성이 강한 요정굴뚝새는 음절 수가 더 적은 노래를 만들었다. 공격성이 강할 때 이러한 특성을 보이는 이유는 강하고 단순한 소리가 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새에게 노랫소리는 짝짓기 대상을 찾거나 자신의 영역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는 수단”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요정굴뚝새는 성격별로 각기 다른 자신의 개성을 어필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짝을 유인하는 등의 활동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098/rsos.241497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