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하수나 기자] ‘꼬꼬무’에선 자살과 타살의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허 일병 사망사건’이 조명되며 안타까움과 분노를 자아냈다.
17일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선 휴가를 하루 앞두고 군에서 사망한 허 일병 사망 사건을 조명한다.
1984년 군대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22살의 허 일병. 최전방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으며 휴가를 하루 앞둔 전날 허 일병의 아버지는 아들이 사망했다는 비보를 받았다. 군에선 허 일병의 자살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아버지는 아들이 자살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휴가 나갈 준비를 했던 아들이 유서도 없이 사망할 리가 없었다는 것.
사망 당시, 허 일병은 오른쪽 가슴, 왼쪽 가슴, 머리까지 세 개의 총상을 입었지만, 초기 수사 기록엔 두 개의 탄피만이 기록됐다. 사망 한 달 후 군 헌병대에서 밝힌 사인은 자살이었다. 자살의 이유에 대해서는 중대장 전령으로 복무했던 그가 평소 중대장의 가혹행위와 폭력에 시달렸고 보직 변경을 건의했지만 묵살 당해 힘들어했다는 것. 스스로 두 발을 가슴에 쏘고도 죽지 않은 그가 마지막으로 머리에 총을 쏴서 자살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세월이 흘러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조사결과 중대본부에서 핏자국과 물청소를 하고 있는 것을 봤다는 증언이 새로 나왔다. 중대본부 계원 전 상병의 진술에 따르면, 간부들인 중대장, 진급한 중위, 선임하사의 술자리에서 선임하사가 술에 취해 있었고 어느 순간에 손에 총이 들려있었고 이후 실랑이 끝에 탕 하는 그런 소리가 나면서 허일병이 쓰러졌고 이후 날이 밝자 중대본부에서 물청소를 했다고 진술했다. 파견 근무를 왔던 이 하사 역시 전 상병과 같은 진술을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허 일병의 사망 사건을 기억하는 중대본부 군인들의 진술이 모두 엇갈렸던 가운데 허 일병을 향해 총을 쏘는 걸 봤다는 사람과 총을 쏜 기억은 없다는 가해 용의자, 총성조차 들은 적 없다고 주장하는 부대원의 엇갈린 진술이 의문을 더욱 증폭시켰다. 의문사진상조사위에선 내무반에서 총기 오발 사고가 있었으며 이를 자살로 은폐하기 위해 두 발을 더 쏴서 허 일병을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며 타살이라는 조사 결과를 밝혔다.
그러나 군 특조단의 조사 후 10명의 목격자 가운데 전 상병 한 명을 제외한 9명이 진술을 번복했다. 전 상병은 “내가 안 본 게 왜 그렇게 생생히 기억이 나겠나. 저 혼자라는 게 서글프다. 협조하는 사람이 혼자라는 것들이 사실 그 친구들이 이해가 되면서도”라고 말했다. 특조단에서 허일병의 죽음을 자살로 발표한 후 2기 의문사위는 재조사 결과 허일병의 죽음은 타살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결국 허 일병의 아버지는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허일병 사건 1심 재판부는 허 일병의 죽음을 타살로 인정했다. 그러나 고등법원에선 자살이란 판결이 내려졌다. 이후 2015년 대법원은 “알 수 없다”라며 당시 초기 수사 부실로 이제는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판결이 내려졌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윤도현은 “자식을 잃었는데 결국 판결은 이도저도 아닌 판결이 났다.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안 좋다”라고 씁쓸해했다.
허 일병의 아버지는 “국가에서 국민한테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않나. 잘못했다는 사람이 하나도 안 나왔다. 누가 내 아들한테 총을 쐈는지는 아직도 안 나왔다”라며 억울하고 참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수나 기자 mongz@tvreport.co.kr / 사진 = '꼬꼬무'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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