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우주 인터넷 시대] ② 너도나도 "저궤도 위성 발사"
[편집자주] 일론 머스크의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국내 법인 설립 2년여 만에 상용화를 앞뒀다. 영국 '원웹'에 이어 아마존 '카이퍼'도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다가올 6G 시대 저궤도 위성이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면서 국내 민관군에서도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협력을 모색하는 등 관심이 뜨겁다. 글로벌 저궤도 위성산업의 현황과 미래 시장 전망을 살펴본다.
/그래픽=김지영
저궤도(LEO)위성 기반 인터넷 시장을 둘러싼 패권 다툼은 2020년대 들어 격화하고 있다. 스타링크를 상용화한 미국 스페이스X를 유럽 유텔샛원웹과 미국 아마존이 추격하는 '빅3'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유럽연합(EU)·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민간기업과 정부가 따라붙을 기회를 노린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오는 28일(현지시각) 저궤도 통신위성 '카이퍼' 27기가 실린 미국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 로켓 '아틀라스V'의 발사를 시작으로 위성통신망 구축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첫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개시할 시점은 올 연말로 예고했다.
아마존의 시험위성 2기는 2023년 10월 발사돼 한 달여 만에 작동시험을 통과했다. 이 위성들은 4K 동영상 스트리밍과 양방향 영상통화를 구현했다. 아마존은 "앞으로 수년간 아틀라스V를 7차례 발사하고, ULA의 더 큰 로켓 '벌컨 센타우르'를 38차례 발사할 것"이라며 "아리안스페이스·블루오리진·스페이스X 등 다른 발사업체를 통해 30차례 이상의 발사도 계획했다"고 밝혔다.
카이퍼 1세대 위성의 발사 목표수량은 3200여기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100억달러(14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기업·기관 고객 중심으로 먼저 위성인터넷 사업을 전개한 유텔샛원웹은 650여기 규모 저궤도 위성군을 보유 중이고, 1위 사업자 스페이스X는 이미 6700여기에 달하는 위성군을 구축해 전 세계 5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구축에 들인 돈 역시 수백억달러대로 알려졌다.
/그래픽=윤선정
조 단위 '빅 베팅'이 잇따르는 배경엔 위성 인터넷 사업을 향한 장밋빛 전망이 자리한다. 저궤도위성(고도 300~2000㎞)의 지연율은 약 0.025초로 정지궤도위성(고도 3만6000㎞·0.5초)을 압도하고, 해저 광케이블(0.07초)보다도 우수하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저궤도위성 기반 통신 시장의 규모가 지난해 1933억달러(276조원)에서 2040년 4120억달러(589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 차원의 투자도 민간기업에 못지않다. 유럽연합(EU)은 2027년까지 저궤도위성 264기와 중궤도(MEO·고도 2000~3만6000㎞)위성 18기로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106억유로(17조원)를 투입하는 '아이리스2' 사업을 지난해 말 발표했다. 중국은 2035년까지 저궤도위성 1만3000개를 발사하는 '궈왕(국가망)' 사업에 착수, 지난해 12월 첫 위성군 발사에 성공했다. 올 초 들어선 신형 중저궤도 임무용 로켓 '창정 8A' 발사도 마친 상태다.
인프라 통제권이 사회 전반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통신 분야의 특성은 각국 정부가 위성 인터넷의 향방에 눈길을 떼지 못하게 한다. 기지국 소재지의 규제 영향을 강하게 받는 지상 통신과 달리, 위성통신은 운영사가 허용하기만 하면 단말 사용자가 어느 곳에서나 정부의 허락 없이 통신망에 접속할 길이 열리는 터다.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스타링크를 야전통신망으로 활용한 우크라이나군은 위성 인터넷의 지정학적 영향력을 증명한 사례다. 또 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미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입각하면서 '우크라이나군 통신 지원 중단설'을 유발한 사건을 계기로 특정 통신망 의존이 국가적 불안을 낳을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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