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현대엔지니어링·MPR
미주리대와 초기설계 계약 체결
고성능 연구로 핵연료 기술 인정
차세대연구로 노심집합체 개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한국이 독자개발한 차세대 연구용 원자로 설계기술이 원자력 종주국 미국에 수출된다. 미국의 기술을 도입해 원자력 연구를 시작한 지 66년 만에 원자력 기술을 ‘역수출’한 쾌거다.
기술 원조를 받던 한국이, 이제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기술 역량을 보유하게 된 것을 입증한 사례가 되면서 원자력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관련기사 13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현대엔지니어링·MPR 컨소시엄이 미국 미주리대학교가 국제 경쟁입찰로 발주한 미주리대 ‘차세대연구로 사업’의 첫 단계인 초기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업은 미국 미주리대학교의 20MW(메가와트)급 고성능 신규 연구로 건설을 위한 설계 사업이다. 초기 설계는 연구로 개념설계에 앞서 건설 부지 조건, 환경영향평가 등 설계 사전 정보를 분석하는 단계다. 컨소시엄이 참여해 지난 7월 최종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사업의 첫 단계로 이날 초기 설계 계약이 확정됐다.
과기정통부는 계약을 체결하게 된 가장 큰 요인으로, 꾸준한 투자를 바탕으로 일군 높은 기술력과 원자력연구원 연구자들의 기술 개발·수출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자력 사업 경험이 많은 현대엔지니어링 및 미국기업(MPR)과의 협력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특히 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세계 유일의 고성능 연구로 핵연료 기술은 사업 수주의 핵심적인 기술 요인으로 평가된다.
더 나아가 과기정통부는 연구로 해외 진출 강화를 위한 전략도 마련할 예정이다. 연구로 수출을 촉진하고 연구로 관련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연구로 수출 전략성 강화 ▷민관협력형 수출기반 조성 및 기술 고도화 ▷국제협력을 통한 수출 기회 확대 등을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인 SMART 및 연구로 수출전략을 마련한다는 업무계획도 밝혔다. 또 올해부터 2029년까지 320억원을 투입해 고성능 다목적 연구로 기본모델을 개발하는 ‘해외수요 기반 연구로 핵심기술 통합플랫폼 구축사업’도 시작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미국 미주리대 연구로 설계 사업 수주는 과거 우리나라가 원자력을 도입할 때 도움을 줬던 미국에 역으로 연구로 설계를 수출하는 우리나라 원자력의 새로운 성공 역사”라며 “향후 정부는 연구로에 대한 전략적 수출을 강화하고 국가전략기술인 선진 원자력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원자력 기술을 선도하고, 미래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주한규 원자력연 원장은 “이번 사업 수주는 세계 유일의 고성능 연구로 핵연료 기술과 높은 설계 능력 등 연구원이 쌓아온 독보적인 기술력과 민간의 해외사업 역량이 결합하여 만든 또 하나의 이정표”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의 지지를 받아 이룬 원자력 연구결과를 실물화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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