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덱스 2025 보고서 분석
지난해 민간투자 1위 '미국'
1090억달러로 중국에 11.7배
韓 13.3억달러… 11위 머물러
2024년 주요 국가별 민간영역 AI투자 규모. 스탠퍼드 HAI AI인덱스 2025 발췌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이 날로 심화되면서 경제와 산업의 규모에서 비롯되는 격차도 점점 더 벌어지는 양상이다. AI 3대강국(G3)을 꿈꾸는 한국으로선 컴퓨팅자원 조달을 포함해 AI전환(AX) 생태계 전반에 요구되는 재원 마련도 당면과제다. 민간 AI 투자 활성화는 물론, 선택과 집중이란 측면에서도 다각도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최근 'AI 인덱스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민간 AI 투자는 총 1508억달러(약 215조원) 규모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국가별로는 미국(1090억8000만달러)이 라이벌 중국(92억9000만달러)보다도 11.7배의 투자규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우리나라의 민간 AI 투자 규모는 13억3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로 전년(13억9000만달러)보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국가별 순위에서도 전년보다 두 계단 내려가 11위에 머물렀다. 미국·중국 G2뿐 아니라 영국(45억2000만달러), 스웨덴(43억4000만달러), 캐나나(28억9000만달러), 프랑스(26억2000만달러), 독일(19억7000만달러), UAE(17억7000만달러), 오스트리아(15억1000만달러), 이스라엘(13억6000만달러)도 우리 앞에 위치했다.
또한 이번 보고서에선 지난해 출시된 AI모델 중 주목할 만한 60여종을 선정했는데, 여기에도 한국 AI모델로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엑사원 3.5' 하나만 이름을 올렸다. 미국 40개, 중국 15개, 프랑스는 3개,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는 1개씩 포함됐다. 기업별로는 구글과 오픈AI가 지난해 각각 7개의 주목할 만한 AI모델을 내놓았고, 중국 알리바바가 6개, 애플·메타·엔비디아가 각각 4개로 뒤를 이었다.
국내 벤처투자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국적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대상으로 투자가 이뤄진 금액도 전년대비 약 20% 감소한 6조863억원으로 조사됐다. 다만 국내 AI분야 스타트업·중소기업 대상 투자액은 총 9666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41%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HAI의 보고서와 연관 짓는다면, 국내 기존 기업들과 그들에 대한 AI 투자는 그만큼 더 위축됐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국내 AI 스타트업들도 경쟁에 치이는 것은 마찬가지로, 재정적인 어려움은 더하다. 글로벌 경기와도 맞물려 옥석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트웰브랩스처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는 곳도 있지만, 업스테이지와 뤼튼테크놀로지스의 경우 지난해에도 수백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AI스타트업들 대부분 아직은 수익창출까지 갈 길이 바빠 보인다.
글로벌 AI 경제 환경이 미국 주도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AI 분야 투자는 다시금 가속되고 있다. 이번 HAI AI인덱스 2025 보고서를 분석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국내 AI 및 AX 관련 연구개발(R&D)과 이를 위한 인프라·데이터 확보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증폭이 시급하다고 짚었다.
나아가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자 해외로부터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등의 전략을 모색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성장뿐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도 글로벌 진출이 요구되며, 정부가 마중물을 부어줄 지점에도 해당된다는 견해다.
김형철 SPRi 소장은 "글로벌 경쟁에서 가능성을 엿본 AI기업들의 자체 모델 개발 노력은 여러모로 계속 이어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규모의 경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여기에 모두가 매달리는 것은 지양해야할 시점으로, 산업에서의 AI 활용 등을 비롯해 각자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투자도 끌어오며 민간 생태계를 더욱 활성화하려면, 글로벌에서 우리 경쟁력과 가능성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