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AP/뉴시스]2011년 12월7일 미국 뉴욕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근처에 있는 애플 로고. 2011.12.07.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던진 '관세 폭탄'에 글로벌 스마트폰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애플은 관세 부과 전 1·4분기 아이폰 출하량을 대폭 늘리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트럼프발 관세 여파로 스마트폰 업계의 가격 전략 손질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16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19%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동일한 수치지만, 이 기간 삼성전자 점유율(18%)이 2%p 떨어지며 역대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섰다.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 16e'가 일본, 인도, 중동·아프리카, 동남아 등에서 두 자릿수 가량의 판매 성장률을 나타낸 영향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5' 시리즈 출시일이 전작 대비 늦어진 것이 점유율 하락 영향으로 지적됐다. 실제 갤럭시S25 시리즈의 국내 출시일은 2월 7일로, 지난해 '갤럭시S24'(1월 30일)보다 일주일 늦었다. 다만,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럭시S25 울트라, 갤럭시A 시리즈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3월 매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한 것으로 분석했다. 3~5위는 샤오미(14%), 비보(8%), 오포(8%) 등 중국 업체들이 나란히 차지했다.
미국 관세 변수도 스마트폰 판매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 트럼프 정부가 관세 정책을 발표하기 전 제조사들이 선제적으로 출하량을 앞다퉈 늘려 재고를 쌓았다는 것이다. 업계는 애플이 가장 많은 물량을 출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4분기 5790만대의 아이폰을 출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260만대) 대비 10% 늘어난 수치다. 가격 상승, 공급 차질 등을 우려해 미국을 포함한 주요 지역에서 출하량을 확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1·4분기 6060만대를 출하해 0.6%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기간 중국 오포는 출하량이 오히려 6.8% 감소했다.
애플은 핵심 생산 거점인 중국에서만 전체 아이폰 물량의 90%를 생산하고 있어 한국, 베트남, 인도, 브라질 등으로 거점을 다변화한 삼성전자에 비해 관세 정책에 따른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매긴 관세율을 145%이 적용될 경우 미국 내 아이폰 판매가가 500만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관세 변수가 이어지며 스마트폰 시장 혼선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스마트폰·PC 등 주요 전자제품에 대해 상호관세 면제를 발표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오락가락 관세 정책으로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어 업계 전체의 긴장감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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