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 프로’ 출시국 확대에도 점유율 2%까지 하락
VR 헤드셋 수요 줄어… 스마트 안경, AI 플랫폼으로 성장 가능성
서울 중구 애플 명동점에 '애플 비전 프로'가 전시돼 있다./애플 제공
애플이 가상현실(VR) 헤드셋 ‘비전 프로’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VR 헤드셋 후속제품과 증강현실(AR) 안경 개발을 이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빅테크 기업 간 제품·기술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해 초 비전 프로 1세대를 출시했지만 가격·성능 문제로 혹평을 받았다. 지난 2023년 스마트 안경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개발을 완료하지 못해 출시 시기를 놓쳤다.
14일 블룸버그와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내부적으로 스마트 안경과 VR 헤드셋 ‘비전 프로 2’ 등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 안경은 카메라와 마이크가 달린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 프로의 경우 기존 제품의 단점으로 지적된 무게와 가격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전 프로 1 가격은 ‘3500달러’였으며, 무게가 600g에 달했다. 애플은 자사 PC 제품군인 맥과 연결해 사용하는 헤드셋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스마트 안경이 아이폰에 이어 자사의 혁신을 이어갈 핵심 제품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 안경의 원조 격이자, 지난해 출시한 비전 프로 1은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4분기 한국, 아랍에미리트(UAE), 대만 등으로 비전 프로의 출시국을 확대했지만, 같은 해 전 세계 가상현실(VR) 시장 점유율은 3분기 9%에서 4분기 2%로 추락했다.
이 와중에 메타와 삼성전자까지 웨어러블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빅테크 간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손 동작으로 제어 가능한 스크린 내장형 고급 스마트 안경을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은 1000달러 정도로 알려졌다. 기존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안경(299달러부터)보다 비싸지만, 애플 비전 프로 1의 3분의 1 수준이다.
삼성전자 역시 XR(확장현실)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다. XR은 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이 혼합된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헤드마운트 타입 ‘무한(Moohan)’을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구글, 퀄컴과 함께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VR 헤드셋 출하량은 2023년보다 12% 감소했다. 스마트 안경 출하량 역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하드웨어 개발이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착용감이 불편하고 콘텐츠가 풍부하지 않은 것이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스마트 안경 시장의 경우 내년에 올해 대비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라, 더 많은 기업들이 AR 스마트 안경을 AI 통합을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 내세우고 있다”라며 “이는 시장 확장을 더욱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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