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에 성공한 백사의 미소를 마주할 수 있을까.
배우 이제훈이 JTBC 토일드라마 '협상의 기술'을 통해 또 한번 믿고 보는 배우의 저력을 증명했다. 끝내 협상에 성공하는 윤주노(이제훈)와 M&A 팀의 매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면서 동시에 작품 전반에 깔려 있는 윤주노의 과거에 대한 진실과 복수를 응원하게 만들었다.
12일 방송된 11회에서 윤주노는 미공개 정보 유출 및 불법 주식 거래 혐의로 감사를 받게 된 가운데 송회장(성동일)이 언급했던 점보제약 사건에 대한 진실이 조금씩 밝혀지며 그 실체가 드러나는 과정을 그렸다.
앞서 윤주노는 누군가의 제보를 통해 감사팀의 조사를 받게 되어 M&A팀을 비롯한 산인 그룹 내부에 큰 충격을 줬고 반면 주노는 감사 실시 통지서를 받고도 차분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주노는 진실을 궁금해하는 팀원들에게 "점보제약이라고 들어봤냐"고 물었고, 과거로 돌아간 장면에서는 하전무(장현성)가 M&A팀 헤드로 있을 때 점보 제약 고병수 대표가 직접 찾아와 주노와 셋이 마주하는 모습이 전해졌다.
하전무는 미리 고대표와 뒷거래를 한 상황이라 투자 진행을 단기간에 서두르자 했고, 주노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주노는 고민 끝에 직접 점보제약의 현장 실사를 위해 나섰고, 미국에서 약품을 수입 후 포장지만 바꿔 판매하는 실태를 목격했다.
이후 주노는 하전무에게 실사 보고서를 전달했지만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 결국 징계위원회에 참석한 주노는 하전무가 과거 행동을 묻는 질문에 인정하는 듯한 대답만 하여 보는 이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이어지는 과거 회상 장면에서는 주석이 우연히 산인그룹이 투자하려는 곳이 점보제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과 함께 고병수 대표가 의도적으로 주석을 찾아 1억원을 건네며 주식 작전에 참여하도록 유도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주노가 주석에게 "산인그룹은 점보제약에 투자의사가 없다"고 얘기했지만 이미 주식을 매수한 이후였다. 극 말미 하전무가 친형에게 미공개 정보를 유출한 것을 빌미로 해고한다고 하자 주노는 이를 반박했고, 하전무는 어이없다는 듯 주식 불법거래에 대한 내용까지 추궁했다.
주노는 10억원 상당의 점보제약 주식 5만주를 보유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날카로운 눈빛과 함께 잠시 생각에 잠겨 숨겨진 진실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이제훈은 윤주노를 둘러싼 검은 소문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음은 물론 복수의 감정을 지닌 인물의 감정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드라마의 흐름을 견인했다.
윤주노는 감사팀의 조사로 징계위원회까지 소환되는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본인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확고하게 답변하는 인물. 이번 회에서는 특히 여러 인물들의 추궁 속 고독한 대립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제훈의 묵직한 연기력은 더욱 빛이 나며 연기 내공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제훈은 이런 윤주노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그려내며 날카롭고 미세한 눈빛 변화와 함께 저음으로 뿜어내는 목소리 톤으로 표현했다. 과거 회상 장면을 통한 형 주석과의 갈등 장면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 윤주노의 고뇌와 분노를 사실적으로 표현해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형 주석이 자신을 찾아와 절박하게 매달리는 순간, 주노가 이를 외면하며 고개를 돌리는 장면에서는 차가운 결단과 애써 감추려는 슬픔의 감정이 교차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섬세하게 빚어낸 이제훈의 연기는 드라마의 품격을 끌어올리며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윤주노가 과거 사건으로 인한 해고 위기에 놓인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 그리고 점보제약 주가 조작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지, 그리고 이러한 윤주노를 이제훈이 어떤 얼굴로 담아냈을지 13일 방송 될 마지막회를 더욱 주목하게 만든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