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투자 ‘거품론’ 제기
데이터센터 시장 전망과 분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이후 미국 주식시장이 패닉에 빠졌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5년 만에 최대 폭락을 기록하는 등 주식 시장이 요동치고 있죠.
특히 인공지능(AI) 호재에 힘입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테크기업들의 주가가 빠지고 있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구글), 메타,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7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달 3일(현지시간)에는 하루에만 약 3조1000억 달러(약 4500조 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하기도 했어요.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선 S&P500지수가 전장보다 5.97% 떨어진 5074.0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82% 하락한 1만5587.79에 장을 마쳤습니다. 특히 이날 S&P500은 팬데믹 확산 공포가 덮친 2020년 3월 16일(-12%) 이후 5년 만에 일간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어요.
일각에서는 이번 하락장을 닷컴버블에 빗대고 있습니다. 닷컴버블 폭락장이 펼쳐졌던 2000년 4월의 일일 낙폭(-5.8%)과 9·11테러 사건 이후 낙폭을 키웠던 2001년 9월(-4.9%)보다 더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테크업계에서는 상호관세 후폭풍이 이번 하락의 트리거가 됐다고 보면서도, AI거품론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저비용·고성능 AI 모델을 선보인 중국 딥시크 쇼크 이후 ‘AI 인프라 거품론’ 논쟁의 2막이 열린 셈입니다.
이번주 <더테크웨이브>에서는 AI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시장 전망을 중심으로 이에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MS,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축소
지난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산업박람회에서 촬영된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EPA 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 세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축소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MS가 인도네시아, 영국, 호주뿐만 아니라 미국 내 일리노이, 노스다코타, 위스콘신주 등 여러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부지에 대한 협상을 중단하거나 설립 계획을 연기했다는 것이죠.
보도에 따르면 MS는 영국 런던과 케임브리지 사이 데이터 부지에 대한 임대 협상을 철회했고, 시카고 인근 부지에 대한 협상도 중단했습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계획했던 데이터센터 건설은 연기, 위스콘신주 마운트 플레전트시에서 예정했던 확장 계획은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월가를 중심으로 AI 거품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MS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축소 배경에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MS의 이런 데이터센터 축소가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전력과 건축 자재 부족 같은 일시적 건설 문제 때문인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했어요.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AI 서비스 수요 대비 MS의 투자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MS가 130억 달러를 투자해 AI모델을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지원하기로 한 오픈AI와의 계약이 변경된 것도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MS 측은 “AI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데이터센터의 확장은 지속되고 있다. 이번 변경은 전략적 유연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딥시크쇼크+관세 충격파 ‘AI거품론’ 가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 그래픽. 매경DB
다만 투자 축소 시점이 시장의 의구심에 불을 붙인 듯 합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면적인 상호관세 조치에 따라 미국 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빅테크의 투자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야심차게 발표한 50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는 것이죠.
미국 금융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장비 가격이 상승하고,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 등을 고려하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채무조달을 통해 목표 금액을 달성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 인구조사국(Census Bureau)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PC, 데이터 센터 장비를 포함한 전자 제품 수입 규모는 4860억 달러로, 두 번째로 큰 수입 품목이라고 합니다.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터 처리 기기 수입 규모를 약 2000억 달러(290조원)로 추정됩니다. 이는 대부분 멕시코와 대만, 중국, 베트남에서 수입된다고 해요. 이들은 대미 수출 시 최소 25% 이상 관세가 부과되는 국가입니다.
아브히세크 싱 에베르스트 그룹 파트너는 “빅테크의 자본 지출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은 AI 인프라와 소비자 기술 분야에 대한 단기 지출을 줄이고 부품이나 장비의 공급망을 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투자 ‘강공’서 한발 물러선 MS, 왜?
MS의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가 왜 중요할까요.
MS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맞손을 잡으면서 AI 상용화의 가장 앞단에 선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이어 전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2위에 올라있는 ‘큰손’이기도 하죠.
딱 1년전 이맘때, MS와 오픈AI는 데이터센터 동맹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약 100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그야말로 ‘담대한 구상’이었죠.
이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슈퍼컴퓨터’로 당시 AI 관련 서비스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두 회사가 전 세계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가기 위해 치고나간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습니다. 특히 규모면에서도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데이터센터와 비교했을 때 1000배 이상의 압도적 수준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분위기는 급반전하고 있습니다. 과감한 AI 투자에 ‘속도조절론’도 대두되고 있는 것이죠.
AI 열풍이 불땐 너도 나도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섰는데, 시장이 차갑게 식어가자 이젠 ‘버블’ 가능성이 제기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차이충신 알리바바그룹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열린 HSBC 글로벌 투자 서밋 행사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AI 서비스 초기 수요보다 많을 수 있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관련) 일부 프로젝트는 고객 확보 없이 자금 조달부터 시작한다. 버블의 전조로 보인다”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데이터센터 내부 서버실 모습. 매경DB
AI데이터센터는 AI 개발의 중추로 불립니다.
AI 시장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머신러닝과 딥러닝 등을 위한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설비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이를 관리·지원하는 핵심 시설인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는 것이죠.
AI지브리 열풍은 ‘AI 대중화’를 의미할까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녹아내리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자신의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입니다.
오픈AI가 지난달 25일 공개한 ‘챗GPT 4o 이미지 생성’ 기능을 이용해 자신이나 지인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변환하는 것이 세계적인 유행이 되면서 오픈AI 서버에 과부하가 걸리자 이렇게 말한 것이죠.
올트먼 CEO는 내심 웃고 있을 것입니다. 이 기능 덕분에 유료 가입자가 늘어 AI 유료화의 물꼬도 텄기 때문이죠.
디인포메이션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챗GPT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는 5억명을 돌파했습니다. 유료 구독자만 2000만명을 넘겼고요.
올트먼 CEO는 “26개월 전 챗GPT를 출시했을 때 이용자 100만명 증가에 5일이 걸렸지만, 지금은 단 한 시간 만에 100만명이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테크업계에서는 챗GPT발 ‘지브리 열풍’을 소비자들의 AI 사용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AI 킬러앱’이 속속 등장하는 단면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AI가 본격적으로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면 ‘거품론’도 자연스럽게 소멸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스마트폰 혁명’이 그러했듯 AI가 사람들의 실생활에서 폭넓게 사용되면 데이터센터 같은 인프라에 대한 과도한 투자 우려도 자연스럽게 가라앉을 것이라는 시각이죠.
챗GPT가 일본 애니메이션 지브리 스타일로 그린 매일경제신문 충무로 사옥 그림(왼쪽)과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남녀 주인공. 매경DB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생성형 AI 지출이 전년 대비 76.4% 늘어난 6440억달러(약 949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서비스 부문은 162.6%, 소프트웨어 부문은 93.9%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실제로 AI는 코딩, 검색, 에이전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지난 1월 보고서에서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23년~2028년까지 연평균 16%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앞서 2020~2023년 성장률(12%)보다 33% 빠른 속도라고 해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GTC 2025’에서 “AI 모델의 추론 작업이 훈련보다 더 많은 토큰을 소모한다”고 말했습니다. AI 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며 이에 대한 수요도 유지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거품론에도 불구하고 오픈AI와 소프트뱅크는 최소 1000억 달러 이상, 최대 5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거품’이라는 월가의 주장과 ‘데이터센터 수요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테크업계 주장은 당분간 팽팽히 맞설 것으로 보입니다.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이들은 오히려 AI의 실제 활용 사례 부족을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미국 기술과 경쟁할 수 있는 저비용 오픈소스 AI 모델을 공개하면서,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대규모 투자 필요성에 대한 의문을 증폭을 증폭시켰다는 것이죠.
투자업계에서는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됩니다.
AI산업에 대한 낙관론이 지나치게 확산하면서 관련 주식과 펀드들이 이미 충분히 올랐다는 것이죠.
결국 지나친 기대감이 조정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경고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관련 주식들이 단기적으로 과열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일론 머스크와 xAI 질주는 계속
일론 머스크 xAI CEO가 4개월 만에 지어진 멤피스 데이터센터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xAI X 계정 캡처
이러한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인공지능(AI) 기업 xAI는 지난달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해 약 10만㎡ 면적의 대지를 매입했어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상공회의소는 지난달 xAI가 멤피스 남서부에 100만 제곱피트(약 10만㎡) 규모 대지를 매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곳에는 xAI가 건설 중인 약 211만㎡ 면적의 데이터센터 ‘콜로서스’를 보완하는 인프라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xAI는“이번 부동산 매입은 xAI가 AI 혁신의 선두에 서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죠. 업계에서는 xAI의 공격적인 행보를 두고 오픈AI와 MS 진영의 ‘스타게이트’를 견제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xAI는 데이터센터 구축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연 회사이기도 합니다.
머스크와 xAI 팀은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가 사용했던 멤피스주 테네시에 위치한 가전공장을 넉달만에 최첨단 AI데이터센터로 탈바꿈시켜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테크업계 한 관계자는 “xAI가 멤피스에서 최첨단 AI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한 것을 본 MS도 새로운 방식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을 가능성이 있다. MS의 속도조절이 이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한국에선 데이터센터 “쉽지 않네”
한국 상황은 어떨까요.
한국은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인프라 경쟁에서 뒤처질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투자 자본 부족, 주민반대, 규제 등으로 데이터센터 신설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 특유의 민원 리스크 때문에 투자 자본이 일본·인도·말레이시아로 선회하고 있다는 지적이죠.
AI 개발 가속화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한국에선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내 데이터센터 현황과 규제. 매경DB
또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의 클라우드 이용률은 30%에 불과해 잠재력이 높은데다 AI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하이퍼스케일 등 다양한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고 진단했어요.
그러나 2024년 단 4개 데이터센터만이 완공됐고, 2025년 전력계통영향평가 시행으로 인허가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라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2026년부터 대규모 공급을 예상했지만 계획한 물량의 절반만이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돼 타이트한 수급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니 인터뷰-존 프리처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상무
존 프리처드 상무는 세계적인 부동산 컨설팅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데이터센터 부문을 총괄하며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인물입니다.
프리처드 상무와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존 프리처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상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련해 주민반대가 리스크가 될 수 있나요.
=데이터센터는 높은 전력 소비, 전자파, 환경 영향(소음 및 열기 방출 등)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우려로 인해 사회적 민원에 의해 반대되거나 프로젝트가 무산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 수도권 지역(용인, 김포, 일산)에서는 주민들의 강한 반대로 인해 여러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력 공급과 인프라 문제는 어떤가요.
=한국 수도권에서는 대규모 전력 공급이 가능한 적절한 부지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한국전력(KEPCO)과의 협상 과정도 장기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전력계통영향평가(PSIA)의 도입으로 인해 전력 승인 절차가 더욱 복잡해졌으며, 이를 확보하는 환경이 점점 더 까다롭고 유동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아태 지역 주요 도시 데이터센터 용량 그래픽. 매경DB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건립에 있어 수도권을 선호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형 클라우드 및 인터넷 기업은 수도권에 위치한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와 사용자 간의 네트워크 지연(Latency) 최소화를 위해 수도권 중심 배치를 선호하는 것이죠. 수도권에는 인터넷 익스체인지(IX) 거점이 집중되어 있어, 데이터센터 간 상호 연결이 용이합니다. 인력 채용 용이성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IT 전문 인력의 대다수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어 지방 데이터센터의 운영 인력 확보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부지 확보 비용 트렌드가 궁금합니다.
=최신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부지(최소 10,000㎡ 이상) 가 필요하며, 충분한 전력 공급 및 인프라를 갖춘 지역에 위치해야 합니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는 산업단지 외 지역에 대한 엄격한 용도 제한이 있습니다.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인근 주거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사회적 민원이 자주 발생합니다. 그 결과로 수도권 내 초기 투자 비용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가산과 같은 핵심 입지에서는 토지 가격이 평당 7000만원까지 상승하고 있습니다.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과 관련해 향후 전망 부탁드립니다.
=수도권 내 부지 부족 및 전력 인프라 문제로 인해, 수도권 내 경기 서남부(안산, 시화), 동북부(남양주, 양주) 등으로 확장 가능성이 있습니다. 해외 사례처럼 수도권에서 엣지데이터센터(소규모 분산형 데이터센터)로 일부 수요를 분산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습니다. 강원도, 충청권(천안, 세종), 경남(부산, 울산, 포항) 등 제2의 데이터센터 허브를 조성하려는 시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모두가 주저할때가 기회?
주요 국가별 데이터센터 숫자 그래픽. 2024년 민간 기준. 매경DB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가 발표한 국가별 데이터센터 현황(지난달 기준)에 따르면 미국이 5426개로 1위, 독일(529개), 영국(523개), 중국(449개)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한국은 다소 뒤처진 상황입니다.
AI 기술 경쟁에 뛰어든 나라들은 저마다 자국 내에 데이터센터를 두려고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데이터센터를 가까이 두게 될 경우 고객이 서비스에 접근하기 쉽고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는 현지의 규제나 간섭을 받기 때문에 지정학적 이유로도 자국 내에 두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AI거품론’과 ‘AI 투자 거품론’을 구분할 필요는 있어보입니다.
AI기술은 이미 실생활에 스며들고 있고, 단순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분야에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는 것으로 AI 기술 발전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AI가 확산할수록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전력 등 인프라 수요는 증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블랙록은 최근 보고서에서 “AI는 단기적 거품이 아니라 경제 구조를 변화시키는 근본적 혁신이며 반도체,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전력과 네트워크 인프라 등에서도 장기적인 투자 기회가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AI 투자 거품론이 제기되는 지금이야말로 오히려 한국이 경쟁국과 이미 벌어진 격차를 줄이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황순민 기자의 ‘더테크웨이브’> 연재를 시작합니다. 기술(Tech)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리라 믿습니다. 혁신적인 서비스로 인류를 진보시키는 최신 기술 동향과 기업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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