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대사관, 자국민 신변 안전에 촉각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12일 오전 청와대 본관의 국기게양대에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기가 내려진 가운데 청와대 관람을 마친 외국인 관광객들이 경복궁 신무문으로 들어오고 있다. 봉황기는 헌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인용 파면 선고한 10일 오후에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7.03.12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두고 헌재 인근을 지나는 외국인 체류자·관광객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3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일대를 지나는 외국인 관광객은 긴장한 표정이었다. 경찰이 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진공 상태'로 만든 데다 시위대가 보행자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기 때문이다.
한 외국인 관광객은 일행과 함께 안국역 출구를 나와 주변을 둘러싼 경찰 부대와 차량을 보고는 당황한 듯 좌우를 번갈아 보면서 황급히 횡단보도를 건너기도 했다.
헌재 앞은 집회·시위가 금지되고 경찰차벽과 바리케이드 등으로 진공상태에 접어들면서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탄핵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종종 시위대와 외국인 관광객 사이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헌재 일대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얼마 전에도 시위대랑 외국인이랑 싸우는 황당한 일이 있었다"며 "시위대가 시비를 거니까 외국인도 욕을 했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이 시위대를 설명한 게시글도 소셜미디어에 퍼졌다.
한 관광객 인도네시아 관광객은 "북촌을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시끄러운 구호가 들렸다"며 "버스를 타려면 그곳을 통과해야 해서 조끼나 특정한 복장을 입은 채 현수막과 깃발을 들고 모인 많은 사람을 지나야 했다"고 말했다.
인사동과 북촌 등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방문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각국 정부도 자국민 안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 주재 각국 대사관도 자국민에게 신변 안전에 주의를 하도록 지침을 내린 상태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하루 앞두고 경찰이 서울에 을호비상을 발령한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경찰 기동대가 대기하고 있다. 2025.04.03. yesphoto@newsis.com
전날 주한미국대사관은 "윤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헌재 판결에 따라 미국 시민은 대규모 시위·항의, 증원된 경찰력 배치를 예상해야 한다"면서 "평화적으로 의도한 시위조차도 대립적으로 바뀌고 폭력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한영국대사관은 "판결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라며 "한국 법에 따라 외국인이 한국에 있을 때 정치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주한프랑스대사관은 "자녀가 헌법재판소 인근 학교에 다니는 가족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모든 프랑스 국민에게 정치 집회에 참석하지 말 것을 다시 한번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주한러시아대사관, 주한중국대사관 등도 위험 상황을 경고하고 자국민 안전을 위해 집회를 피할 것을 권고했다.
두 대사관이 예상한 시위 예상 지역으로는 ▲헌재 ▲국회 ▲광화문광장~시청역 구간 ▲대통령 관저(한남동) ▲각 대학 교정 등이 꼽혔다.
이에 발맞춰 서울시는 탄핵 심판 선고일 안전 확보를 위해 안전관리대책을 점검했다.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관광 누리집 '비짓 서울(VISIT SEOUL)'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하철 역사 폐쇄 등 정보를 다국어로 전파할 예정이다. 서울시관광협회 소속 500여 개 여행사·호텔에도 집회 관련 정보와 우회 경로 등을 안내하도록 협조 요청한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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