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신제약 세종공장 가보니
반도체 공장처럼 위생 관리
美·유럽 등 40개국에 수출
국내 파스시장 점유율 1위
3년만에 매출 33% 증가
충북 오송역에서 차를 타고 20분쯤 가면 신신제약 세종공장이 나온다. 3만8000㎡(약 1만1500평) 넓은 대지에 자리 잡은 이 공장에서는 매일 파스 140만장을 생산한다. 1966년 국내 최초로 파스를 만든 신신제약은 현재 국내 점유율 1위다.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은은한 박하 향이 풍겼다. 누구나 '파스 만드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의정 갈등으로 많은 제약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공장은 활기차게 돌아가는 분위기였다. 세종공장 생산을 총괄하는 이종민 전무는 "2020년 첫 가동 이후 직원이 30%가량 늘었고, 생산량도 작년에 비해 5% 정도 증가했다"며 "파스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꾸준히 구매하는 제품이다 보니 의정 갈등 영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파스 생산 라인은 현재 대부분 100% 가동하고 있고, 연고제 등은 라인을 증설하는 등 추가적인 생산 확대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여 명이 근무 중인데 일주일에 사흘은 밤 8시까지 야근을 해야 할 정도로 생산량이 많다. 실제 신신제약의 파스 매출은 2021년 442억원에서 지난해 589억원으로 3년 만에 약 33% 상승하며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공장 내부에 들어가려면 방진복과 방진모를 착용해야 한다. 반도체 공장에 들어갈 때처럼 철저히 관리하고 있었고, 작은 먼지 하나 찾아보기 힘들었다. 입구에서 진동하던 박하 향은 더욱 강해졌는데 박하유, 살리실산메틸(통증 치료 물질) 등 국내와 해외(인도·중국 등)에서 사온 원료들을 고무와 함께 섞는 작업 때문이다. 이 전무는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천연고무를 첨가하기 때문에 피부에 친화적이라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고무와 섞인 파스 원료는 끈적한 고체 덩어리가 된다. 여기에 열을 가하면서 원단(부직포)에 코팅을 하면 거대한 파스 모양이 만들어진다. 이를 절단기에 넣어 자른 후 포장하면 소비자들이 약국에서 구입하는 파스와 같은 상품이 된다. 이 전무는 "대표 제품인 '아렉스'는 70만장, 붙이는 파스 전체로 보면 총 140만장이 하루에 생산된다"고 말했다.
신신제약은 지난해 피부 트러블을 최대한 줄인 '플렉스'라는 신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기자 손에 직접 플렉스 파스를 붙였다 뗐다 하던 이 전무는 "밀착포를 쓰지 않아도 접착력이 강해 수차례 붙였다 뗄 수 있다. 다음달부터 TV 광고를 내보내고 본격 판매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에서 500억원을 투자한 신신제약 세종공장은 최신 설비들을 갖췄다. 회사 측에 따르면 에어로졸 의약품(뿌리는 의약품) 생산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받은 공장은 국내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최근에는 수출 물량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이 전무는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우즈베키스탄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2023년 기준 전체 중 13% 정도가 수출 관련 매출"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에도 적극적이다. 이 전무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매년 건강기능식품과 파스·밴드 등 의약품을 기부하고 청소년들을 위한 공장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로로 신신제약은 지난해 말 세종특별자치시가 주최한 '2024년 세종시 기업인의 날' 행사에서 '2024 세종시 기업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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