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잠실 엘스, 리센츠 아파트 외벽에 토지거래허가제 해제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이승환 기자]
서울 주택시장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재지정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토허제 해제 직후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집값은 7~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다 해제 한 달여 만에 정부와 서울시가 더 넓은 지역을 토허제로 재지정한 이후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31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송파구 아파트 매물은 지난 30일 기준 5611건으로, 토허제 재지정 발표 직후인 20일(6808건)보다 1196건(17.6%) 줄었다. 동기간 서초구는 7447건에서 6436건으로 13.6% 감소했다. 강남구와 용산구도 각각 8.4%, 9.2% 줄며 뚜렷한 매물 감소세를 보였다.
강남3구·용산구 토허제 지정 여파로 치솟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 그래프도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3월 넷째 주(24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1% 상승했지만, 1주일 전(0.25%)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0.14%포인트 급감했다.
특히 3월 셋째 주 0.79% 상승을 보였던 송파구는 0.03% 떨어지면서 하락 전환하면서 지난해 2월 첫 주 이후 58주 만에 하락했다.
이와 관련 정책 변경으로 인해 매수 관망세가 심화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시기 조절 가능성도 관망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향후 대출 규제 강화 등을 고려할 때 서울 집값이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강남권 주변 지역과 수도권으로의 풍선효과와 부동산 규제가 더 강해지기 전에 의사결정을 하려는 수요가 ‘똘똘한 한 채’로 몰리면서 결국 핵심지는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토허제 해제에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4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31일 발표한 ‘2월 주택통계’를 보면 지난달 주택 매매거래량은 5만698건으로 전월 대비 32.3% 증가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16.6% 늘었다.
수도권이 2만4026건으로 전월 대비 34.6% 증가했으며 지방은 2만6672건으로 30.3% 늘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매매(4743건)가 전월(3233건) 대비 46.7% 증가하며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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