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제7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27일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은 이미 솔드아웃(완판)됐고, 2026년 물량도 올해 상반기 내에 고객과 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사장은 27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제7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HBM 제품 특성상 높은 투자 비용과 생산 비용이 요구되는 만큼 고객들과 사전 물량 협의를 통해 판매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주력 제품인 HBM3E(5세대 HBM) 12단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최근에는 후속 제품인 HBM4(6세대 HBM) 12단 제품 샘플을 세계 최초로 출하해 주요 고객사에 제공하고 인증 절차에 돌입했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HBM4를 양산한다는 목표다. 곽 사장은 "하반기에는 (HBM4 12단) 양산을 시작해 HBM 시장에서의 선도적 입지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사장은 세계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는 상황에서도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곽 사장은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에도 AI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며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주문형 반도체(ASIC), HBM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시장조사기관은 올해 HBM 시장이 2023년 대비 약 9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곽 사장은 또 "고용량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해 올해 eSSD 시장은 2023년 대비 약 3.5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SSD는 서버·데이터센터 등에서 AI 모델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처리하는 데 활용된다.
중국이 저비용·고성능의 AI 모델 '딥시크 R1'을 공개하면서 AI 시장에서 HBM4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곽 사장은 "딥시크 때문에 HBM 수요가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딥시크 같은 AI 모델의 등장으로 신규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이 가속화되고 성능이 양질의 AI 서비스가 늘어나면 GPU나 ASIC 기반의 AI칩 수요가 보다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딥시크는) 중장기적으로 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및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4개의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했다. 사내이사는 곽노정 사장이 재선임됐고, 기타비상무이사에는 한명진 SK스퀘어 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김호빈 기자 hob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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