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소개합니다] <14>네이버웹툰 '만능사원 전설이 되다' 제이로빈, 캡맨아저씨 인터뷰
[편집자주] 농구 웹툰을 그린 작가는 과연 농구를 잘할까? 스릴러 장르 웹툰을 그린 작가는 평소에도 무서울까? 온갖 드립이 난무하는 웹툰을 그린 작가는 실제로도 재밌는 사람일까? 수많은 독자를 울고 울리는 웹툰. 그 너머에 있는 작가들을 만나 어떤 사람인지 물었습니다. 대한민국 웹툰 작가들을 소개합니다.
네이버웹툰 '만능사원 전설이 되다' 제이로빈(왼쪽), 캡맨아저씨 작가/사진=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 '만능사원 전설이 되다'를 함께 작업 중인 글작가 제이로빈과 그림작가 캡맨아저씨는 소위 천생연분이다. 일면식도 없고 서로 자라온 환경도 다른 그들은 우연히 만나 최고의 콤비가 됐다.
두 사람은 인터넷 커뮤니티 '30대 이상 작가들의 모임'에서 만났다. 캡맨아저씨는 "40대 중반에 귀인이자 웹툰 업계의 은인을 만났다"며 "늦은 나이에 웹툰을 시작할 방법을 몰라 글을 올렸는데 제이로빈을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학사장교로 육군에서 근무한 제이로빈은 2015년 전역해 가족 회사를 돕다가 2018년부터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군대와 회사에서 겪은 경험이 각각 웹소설 '취사병 전설이 되다', '만능사원 전설이 되다'로 탄생했다. 그는 "개연성과 재미 중에 택하라면 재미를 택한다"라며 "완성도가 조금 떨어져도 스토리 전개가 빠르고 쉽게 웃을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만능사원 전설이 되다'는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대기업 합격 통보를 받은 주인공이 직장 생활을 해나가는 이야기다. 가난과 어려움을 딛고 성장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많은 독자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군대 가기 전 삼성엔지니어링 아산탕정 공장 건축 현장에서 일한 제이로빈의 공사장 경험과 삼성카드에서 재직한 캡맨아저씨의 대기업 경험이 각각 반영됐다.
네이버웹툰 '만능사원 전설이 되다' 제이로빈(왼쪽), 캡맨아저씨 작가/사진=네이버웹툰
가정 형편이 어려워 간 군대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는 제이로빈은 작품 안에서 권선징악을 구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장교면 편할 것 같지만 책임감이 클수록 힘들다"라며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했고 징계도 받는 등 별의별 일이 다 있었다. 작품 속에서라도 착한 사람은 잘되고 악한 사람은 몰락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했다.
삼성카드를 그만두고 미술을 배워 화가로 활동하다가 40대 중반에 웹툰 작가로 새롭게 출발한 캡맨아저씨는 고집을 버리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뒤늦게 미술을 공부해 만화 캐릭터 작업도 하고 게임 회사에서도 오래 일했다"라며 "그림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정작 웹툰 독자가 원하는 그림체는 몰라서 그걸 바꾸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 나만의 스타일을 고집했는데 제이로빈이 6개월 넘도록 기다려 준 것이 참 고맙다"라며 "결국 주위를 둘러보니 훨씬 경력이 오래되고 뛰어난 작가들도 계속 그림체를 바꿔가면서 그린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결국 그림체를 바꾼 캡맨아저씨는 제이로빈의 웹소설을 웹툰으로 훌륭하게 그려냈다. 지금은 많은 웹툰 제작사와 작가로부터 같이 해보자는 연락을 받는다.
제이로빈은 애니메이션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요즘 영상화되는 콘텐츠를 보면 막장이나 스릴러 등이 대부분이어서 시청자가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며 "'만능사원 전설이 되다'의 독자들이 댓글로 주인공을 응원해주는 것을 보면서 이제 힐링할 수 있는 따뜻한 드라마가 나올 때가 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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