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26일 경기 성남시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복귀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인터넷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회사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국내 경영에서 손을 뗀 지 7년 만이다. 최수연 최고경영자(CEO)는 연임에 성공해 3년 더 네이버를 이끈다.
이 창업자는 이날 경기 성남시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인터넷 시대에 시작된 네이버가 모바일 환경의 파고까지 성공적으로 넘을 수 있었던 핵심은 혁신 기술을 이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로 바꾸겠다는 열정과 더 큰 시장과 자본력을 가진 기업들과 다른 방식으로 싸워온 네이버만의 투지가 있었다”며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는 네이버의 기본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첨단에서 네이버를 이끌어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진 젊은 리더들이 언제나처럼 이용자와 기술을 가장 중심에 두도록, 과감하게 시도하고 자신 있게 도전하도록, 독려하고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창업자는 이사회 복귀와 함께 2017년부터 맡아온 글로벌투자책임자(GIO)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이 창업자는 주총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는 회사 안에 저의 역할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 역할에서 나와 이사회에 집중하는 형태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패권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진 네이버의 인공지능 전략을 묻는 질문에 이 창업자는 “네이버는 구글 등 빅테크에 맞서서 25년 동안 견뎌오고 살아왔던 회사”라며 “(2010년대 PC 중심 서비스를 벗어나) 모바일 시대에서도 성과를 보였듯이 지금 상황을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네이버의 새로운 움직임들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네이버는 이날 주총에서 “중장기적으로 모든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도입한다”라는 비전을 내놨다. 인공지능 기술이 별도의 독립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핵심 사업인 검색·광고·커머스·콘텐츠 등 회사의 주요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사용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창업자는 또 빅테크와의 인공지능 분야 협업 가능성에 대해선 “협업할 것은 협업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저는 전 세계가 한두개의 검색 엔진만 사용하고, 한두개의 인공지능만 쓰는 것이 굉장히 슬픈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의 다양성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선 다들 구글만 쓰는 게 아니라 네이버도, 구글도 있어 선택의 폭이 있다는 것이 굉장히 의미있는 것”이라며 “검색의 시대는 더 확장되고 커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저희도 필요한 위치를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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