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까지 210억달러 투자…미국 생산량 120만대 확대
현대차, 톱3 입지 굳힌다…"도전·변화·혁신으로 미래 기회 만들 것"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2028년까지 21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재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백악관 방송 캡처)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워싱턴=뉴스1) 이동희 기자 류정민 특파원 = 현대차(005380)그룹이 24일(현지시간) 2028년까지 21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현지 생산량을 120만대까지 확대하고, 현대제철 해외 1호 생산 거점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마련해 미국 내 완성차 밸류 체인을 구축한다.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라는 말로 불리는 수직계열화 전략을 미국서도 실현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현대차는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 발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21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 금액은 부문별로 △자동차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61억 달러 △미래산업·에너지 63억 달러다.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공급할 계획이다. 직접 고용 인원만 1500여명에 달해 상당한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제철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산 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만큼 현지 생산으로 사정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로 미국 내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현대차-기아가 생산하는 완성차에 들어가는 강판과 주요 부품을 미국 현지에서 빠르게 조달할 수 있어 시장 적기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26일 열리는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개최한다.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75억9000만 달러를 투자해 연산 30만대 규모의 HMGMA를 건설했다. 지난 2022년 공사를 시작한 HMGMA는 지난해 10월부터 시범 가동에 들어갔다. 준공식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HMGMA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조지아 공장을 합쳐 연간 100만대 생산 체제를 완성한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약 170만대)의 6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HMGMA 생산량을 50만대까지 확대해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무관세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사우스 잔디밭에 있는 백악관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정의선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210억 달러에 달하는 선물 보따리를 푼 것은 관세 정책과 미국 시장의 중요성 때문이다. 이날 현대차그룹의 투자 계획 규모는 3년 전 방한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약속한 105억 달러의 약 두 배로 미국 진출 이후 투자한 총금액 205억 달러와 맞먹는 수준이다.
미국은 현대차그룹의 최대 시장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부진을 상쇄할 정도로 성장하며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3위 업체로 도약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지역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량 703만3000대 가운데 24.3%인 170만8293대가 미국서 팔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역시 현대차그룹이 역대급 투자 계획을 발표한 주된 이유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판매량 중 약 60%인 101만3931대가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투자 발표로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언급한 관세 사정권에서 벗어나게 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국내 및 미국 대규모 투자는 국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위축되지 않고 적극적인 도전과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인류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라며 "과감한 투자와 핵심 기술 내재화, 국내외 톱티어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력 등을 통해 미래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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